▲ 맨발에 비해 하이힐 속 발가락이 새끼발가락쪽으로 많이 휘어져있다/제공=나누리병원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발볼이 좁은 하이힐을 즐겨 신는 강 모(26·여)씨. 신발을 벗을 때마다 엄지발가락 주변이 빨갛게 달아오르지만 흔히 있는 일이라 무심코 넘겼다. 주변에서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얘기가 들려도 남 얘기라 생각했다.

며칠 전부터 발가락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은 강씨에게 의사는 평소 즐겨 신는 신발과 맨발을 엑스레이 비교 촬영을 하자고 했다. 촬영 결과 맨발에서 정상인 강씨의 발가락이 신발 속에서 무지외반증 증세처럼 휘어져 있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평발과 넓적한 발 등 유전적 요인과 좁은 신발 등 후천적 원인으로 생긴다.

나누리병원은 평소 발가락 통증이 있는 20대 여성의 하이힐과 맨발(하이힐과 같은 굽 적용)을 엑스레이 비교 촬영했다. 신발은 평소 즐겨 신는 볼이 좁은 하이힐로 진행했다. 촬영 결과 신발 속 엄지발가락이 맨발보다 40도 가까이 휘어져 있었다.

나누리강서병원 관절센터 박현국 부장은 "무지외반증은 기울이가 40도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며 "신발로 인해 발가락이 계속 휘어진다면 발의 피로도를 증가시키고, 무지외반증 뿐 아니라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에 따르면 무지외반증 환자(M201)가 2009년 8만7008명에서 지난해 10만4040명으로 20% 증가하는 등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평지와 굽있는 맨발 사진은 전체적으로 발가락 배열이 고르며, 굽 있는 맨발 사진은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발가락 끝이 평지에 비해 벌어져 있다. 반면 하이힐 사진은 전체적으로 발가락이 새끼발가락으로 휘어져 있다. 엄지발가락 기울기를 측정한 결과 37.5도가 나왔다. 40도는 무지외반증 수술을 고려하는 각도이다.

나누리강서병원 관절센터 우주형 과장은 "무지외반증은 미관상 뿐 아니라 통증으로 인한 보행 장애로 수술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50대에서 많이 이뤄지며 최근 30, 40대도 있다"며 "유전적 원인보다 대부분 좁거나 꽉 끼는 신발을 즐겨 신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발을 고를 때 기능성 면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접 신어보고 착용감을 확인하고 특히 발가락 배열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발가락으로 수건 집어 올리기, 발가락 오므렸다 펴기, 발바닥으로 골프공 굴리기 등 운동을 통해 평소 발 건강 관리하는 것이 좋다. 발 마사지나 족욕 등 발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발 관리에 효과적이다.

나누리강서병원 관절센터 박현국 부장은 "발은 신발과 양말 속에 가려져 있다는 이유로 소홀할 때가 많지만, 작은 상처에도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신체부위"라며 "평소 얼굴을 관리하는 마음가짐으로 발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나누리강서병원 관절센터 박현국 부장· 우주형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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