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롯폰기 1호점 오픈 9개월만에 접어, 치킨무 3천원에 판매

▲ 1일 교촌치킨은 일본 홈페이지에 롯폰기점 운영을 중단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사진=교촌치킨 일본 홈페이지)

(서울=국제뉴스) 김지원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일본에 진출한 지 약 9개월 만에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1일 교촌치킨은 일본 홈페이지에 "지난달 말까지 도쿄 롯폰기점을 운영하게 됐다는 사실을 전해 유감스럽다.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글만 게재한 채 조용히 문을 닫았다. 한국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매장 이전 계획이 있어서 지난달 말 영업을 종료한 것이 맞다. 젊은 사람들이 많은 하라주쿠나 시부야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이전 시기나 장소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교촌치킨이 사실상 일본 진출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교촌치킨 일본 도쿄 롯폰기점. (사진=교촌치킨)

지난해 12월 교촌치킨은 일본 도쿄시내 중심가 롯폰기에 1호점을 오픈했다. 80평(264㎡) 규모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면서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회장과 이근갑 국내사업부문 대표는 직접 일본 매장을 방문해 '그랜드 오픈식'까지 치렀다.

당시 교촌 관계자는 "교촌치킨만의 차별화된 품질과 노하우로 일본 시장에서도 한류 이상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롯폰기 1호점 오픈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 외식업 최대의 격전지인 일본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교촌만의 고객 가치와 바른 생각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성대하게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교촌치킨 권원강 회장의 일본 진출 성공은 물거품이 된 것으로 보인다.

▲ 교촌치킨 롯폰기점 메뉴. (사진=개인 블로그)

일각에서는 터무니없이 비싼 치킨 가격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롯폰기 1호점에서는 닭다리 6개가 한화로 약 2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는 한국보다 약 2배 비싼 가격이다.

심지어 국내 매장에서는 치킨을 주문하면 무료로 제공되는 '치킨무'가 일본 매장에서는 한화로 약 3000원에 판매됐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치킨무를 돈 받고 파는 것은 일본 문화에 맞춘 것이다. 일본에서는 반찬을 돈 주고 사 먹는다. 또한 일본의 인건비와 임대료가 한국보다 비싸서 치킨 가격도 비싼 것이다. 이에 인건비와 임대료를 좀 더 줄이고 수익성을 늘려보고자 이전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비싸서 수익을 내지 못해 롯폰기점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또한 일본에 진출하기 전 현지 시장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임대료가 비싼 것으로 잘 알려진 도쿄시내 중심에 매장을 세우는 등 무리한 욕심을 내다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일본 진출 후 6개월동안 롯폰기점의 수익은 꾸준히 늘었다. 그 매장을 통해 일본 내에서도 교촌치킨이 많은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기업이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인 만큼 무리한 해외 진출에 앞서 좀더 면밀한 현지 시장 조사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