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뉴스) 조재학 기자 = 영국과 이란이 대리대사를 임명해 핵협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9일자 뉴욕타임즈가 밝혔다.
 
영국과 이란은 오랫동안 악화된 상태로 지속되던 외교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사 바로 아래 직급에 해당하는 대리대사(charge d’affaires)를 임명해 완전한 외교적 관계를 재개하는 작업이 시작되었음을 발표했다.
 
이 외교관들은 각자 자국에 머물면서 양국이 대사관을 다시 설치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영국과 이란의 관계가 냉각된 것은 2011년 테헤란에서 벌어진 시위 끝에 영국 대사관 침입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으로, 이란은 여전히 영국을 구시대적인 식민지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란의 독립과 이슬람 혁명에 반대하는 강력한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영국 외무장관 윌리엄 헤이그(William Hague)가 이란의 신임 외무장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Mohammad Javad Zarif)를 유엔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양국 외무장관은 전화를 통해 의사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헤이그는 자리프 장관에게 양국 관계를 보다 개선시키고 직접 접촉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수장으로 하는 새로운 이란 정부는 다음 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갖게 될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에서 보다 확장된 협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해 왔다.
 
이란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자국에 부과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완화해줄 것을 바라고 있는데, 그 제재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유엔 결의안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활동에 대한 사찰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 번에 걸쳐 부과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로하니의 전향적인 입장 발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협상을 통해 긴장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수작일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 왔다.
 
하지만 서방과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이란이 아직 핵무기를 제조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미국 정부가 생각하고 있음에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는 다른 의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마르지에 아프캄(Marzieh Afkham)도 이번 영국의 외교 관계 정상화 조치를 확인해 주었다. 영국에 대한 이란의 역사적 인식과 관련된 현안을 비롯하여 이란에서 영국의 역할, 핵문제, 인권, 중동에 관한 양국의 입장차 등이 향후 회의에서 다루어질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