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트진로음료가 선보인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 (사진=김지원 기자)

(서울=국제뉴스) 김지원 기자 = 일반 캔맥주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탄산음료다?

하이트진로음료가 국내 최초로 무알코올 음료 '하이트제로0.00'을 선보인 가운데, 탄산음료이면서도 청소년에게는 판매할 수 없어 분류 기준이 애매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법상 어린이 기호식품은 담배 또는 술병의 형태로 포장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무알코올 음료는 주류가 아닌 어린이 식품에 해당되는 탄산음료이기 때문에 일반 맥주와 똑같은 포장일 경우 청소년에게 판매될 수 없다.  

하지만 '무알코올 음료'가 청소년에게 판매될 수 없다는 규정은 제품이 출시된 지 3년이 지나 만들어졌으며, 이같은 규정이 관련업계끼리 제대로 소통되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난 4월 공문이 왔는데, 무알코올 음료가 자칫 청소년에게도 음주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제품에 '성인을 위한 음료'라는 표기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현재는 공문에 따라 그렇게 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문의 주 내용이 표기에 대한 것이였기 때문에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규정에 맞춰 생산하고 있다. 청소년 판매 금지 관련 내용은 잘 모르겠고, '청소년에게 판매되지 않도록 관리해라'는 정도의 내용이 있었다. 그 부분은 유통채널에 공문이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소관이 아니어서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어린이 식생활법상 무알코올 음료는 청소년에게 판매가 금지돼 있다. 제조업체 쪽에도 관련 공문을 보냈다"며 다소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 겉면이 일반 캔맥주와 똑같아 보이지만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아 사실상 '탄산음료'에 속한다. (사진=김지원 기자)

또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 측은 이같은 규정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청소년에게 판매될 수도 있고 이를 제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무알코올 맥주를 구매하러 서울의 한 편의점에 방문하자, 직원은 맥주와 똑같은 모습의 제품이 탄산음료라는 사실을 듣고 오히려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청소년 판매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며 고민하기도 했다.

▲ 하이트제로0.00의 맛과 향, 색도 일반 맥주와 비슷했다. (사진=김지원 기자)

편의점 직원은 "무알코올 음료인데다가 탄산음료라고 표기돼 있는 것을 보면 청소년이 마셔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겉모습은 술이니까 팔면 안되지 않을까 싶다. 이 제품을 청소년에게 판매하지 말라는 지침이 따로 내려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4월 공문이 나가기 전에 업체 관계자들과 따로 간담회를 하고 여러 논의를 했다. 청소년들에게 판매하지 말라고 아직까지 유통업체에 강하게 규제하고 있지는 않다. 지침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꾸준한 홍보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