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 어울림학교 분석결과, 학생 증가

(전주=국제뉴스) 이승희 기자 = 고창초등학교는 농촌학교에 어울리지 않게 전교생이 1천명이 넘는 대규모 학교다.

학생 수가 많다보니 교실이 부족하고 시청각실 등 여유 공간이 없다. 이에 반해 고창군 면 지역 학교들은 학생 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창초등학교 학생들이 면 지역의 작은 학교로 전입학하면 어떨까?

이같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대규모-소규모 학교를 같은 통학구로 묶는 공동통학구역 어울림학교가 학생 수 분산은 물론 농어촌지역 작은 학교 살리기에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0일 전라북도교육청이 읍면지역 32개 공동통학구역 어울림학교의 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년대비 총 147명의 학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기준을 2013년으로 할 경우 증가한 학생 수는 3백명이 넘는다.

실제로 고창초등학교 학생 39명이 지난해 공동통학구인 가평초, 대아초, 봉암초, 신림초, 아산초 등 5개 학교로 전입학했다. 매년 작아지고 있는 이들 학교로선 단비 같은 소식이다.

가평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4명으로 전년보다 15명이 늘었고, 아산초등학교도 7명이 늘었다. 이같은 학생 유입은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통학차량 지원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가평초등학교는 전교생에게 자전거를 지급, 수시로 자전거 생태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일주일에 1회씩 고창읍내 수영장을 찾는 수영교실을 운영하고 3~6학년은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골프를 배우고 있다.

지난 2월 2명이 졸업했는데 11명이 신입생으로 새로 들어와 학생 수 증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읍 정우초등학교는 정원이 꽉 차 더 이상의 전입학생을 받지 못할 정도로 입소문이 나 있는 상태다. 전교생이 970여명에 달해 정읍 내에서 대표적인 대규모 학교인 한솔초등학교와 공동통학구로 지정된 이 학교는 인라인 스케이트 활동, 수영교실, 특색 있는 진로체험활동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정우초등학교는 2013년 공동통학구 지정 이후 지난해 학생 수가 26명이 더 늘어 전교생이 76명이 되었다.

중간놀이시간에 세계 민속놀이 시간을 운영하고, 수학여행도 테마형으로 경기도 영어 체험마을을 찾는다. 전용석 교감은 "올해 신입생 12명 중 한솔초 통학구의 학생 4명이 입학했다. 45인승 통학차량 좌석의 여유가 없어 더 이상 전입학생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익산시 오산면에 위치한 오산남초등학교도 공동통학구역 정책으로 활기를 찾은대표적 사례. 2013년 지정 당시 25명에 불과했던 이 학교의 학생수는 61명으로 늘었고, 마을주민과 함께 하는 체육대회를 개최해 김승환 교육감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군산 용문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137명이다. 옥구초등학교는 이 학교와 공동통학구 지정되어 전입학생이 12명이 늘어 전교생이 98명이다. 용문초등학교와 3km 가량 떨어져 있는 옥구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전입학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학급수를 20명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사하고 있는 상황.

신현철 교장은 "처음엔 대규모 학교인 용문초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전입학해 왔으나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엔 3가구가 아예 이사를 와 학교 주변에 집을 지었다"고 말했다.

올해 입학시즌에는 위장 전입을 통해 입학하려는 학부모들이 많아지면서 학교운영원회, 학부모 대표, 읍사무소 직원들이 공동으로 실사 조사를 나서기도 했을 정도다.

이같은 공동통학구 정책의 성공은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통학차량 지원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작은 학교들이 특유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모든 공동통학구형 어울림학교에 통학차량을 배치해 학생들의 등하교를 도운 결과라는 것이다. 거주지와 통학거리가 다소 멀더더라고 통학차량이 있어 걱정거리가 아닌 것이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시・읍 단위 대규모 학교와 면 소재 소규모 학교를 공동통학구로 지정하는 정책의 작은 학교 살리기 효과가 입증됐다"며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농어촌학교 활성화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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