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고르지 못하면 침 분비 줄어 혈당 상승

(서울=국제뉴스) 길나영 기자 = 학부모 중엔 자녀가 공부를 하거나 책을 볼 때 껌을 씹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이 산만해져 집중이 안 된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최근 한 제과업체가 아이들이 껌을 씹으며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꼭꼭 씹는 저작 습관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강조해 통념을 뒤집었다.

그렇다면 음식을 씹는 저작능력과 학습능력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25일 다인치과병원을 통해 알아봤다.

음식물을 잘 씹을수록 우리의 뇌는 발달한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뇌로 가는 혈류량이 많아져 뇌 활동을 돕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음식물을 제대로 씹으려면 치아상태가 가지런해야 한다. 치아가 삐뚤어지면 각각의 치아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음식물을 제대로 씹을 수 없게 되고 이는 곧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치아배열은 운동신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운동신경을 볼 때 흔히 순발력을 평가하는데 순발력은 뇌에서 발생된 운동지령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치아 불균형으로 뇌 기능이 저하된 아이들에게 뛰어난 순발력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적지 않은 운동선수들이 마우스피스를 착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치아배열은 비만과도 연관성이 있다. 보통 치아가 고르지 못해 씹는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체중이 감소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씹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체내에서 음식물이 소화흡수 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혈당을 상승시킨다.

상승된 혈당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음식물에 대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본인이 자각하지 못한 채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혈당의 양이 증가할 때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된다. 인슐린은 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기능 외에 남은 당을 지방세포로 변환하여 축척시키는 역할도 한다.

가지런하지 못한 치아배열로 생기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부모들은 평소 아이가 가지런한 치열을 가질 수 있도록 생활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생후 6개월부터 나기 시작한 젖니를 영구치가 나오기 직전까지 잘 관리 해줘야 하는데, 젖니에 충치가 생겨 일찍 빼게 되면 주변치아들이 움직여 새로 날 영구치의 치아배열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활습관도 바로 잡아야 한다. 손으로 턱을 괴거나 한쪽으로 엎드려 자는 행동은 치열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치아외상 등으로 빠진 치아를 방치한 경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치열을 깨트리는 잘못된 습관은 바로 잡고, 치아외상의 위험이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 타기 등의 활동을 할 때는 마우스피스를 착용시켜 치아 외상을 예방하도록 한다.

허영준 병원장은 "치아교정을 하고 나면 음식물이 잘 끼지 않아 치아 관리가 수월해지고, 이로 인해 각종 치과질환 예방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정 후에는 심미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아이들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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