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뉴스) 김종훈 기자 = 외래 대기 중 갑작스러운 경련과 함께 심정지를 보인 20살 청년을 두 명의 의사가 힘을 모아 심폐소생술로 살려내 화제다.

가천대 길병원(인천시 남동구 소재)은 8일 원내 대기실에서 심정지로 갑작스러운 경기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 김지훈(20살) 씨에게 응급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김 씨의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긴 것은 그날 오전 8시 경. 김 씨는 아침부터 가슴이 아프고 머리가 아팠다. 김 씨는 몸이 이상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오라는 길병원 의료진의 당부를 떠올렸다. 어려서 가와사끼병을 앓아 심장에 혈류를 보내는 관상동맥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김 씨의 우측 관상동맥은 이미 막혔고, 좌측 관상동맥 위험한 상태였다.  김 씨는 직장인 수원에서 택시를 타고 어머니와 함께 길병원으로 향했다. 본가가 인천인 김 씨는 가와사끼병으로 길병원에서 수년 간 진료를 받아왔다.

병원에 무사히 도착한 김 씨는 진료를 기다리던 중 대기실에서 경련을 일으키며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고 이내 심정지가 발생했다. 함께 있던 어머니 박혜영 씨는 살려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진료 중이던 흉부외과 박국양 교수와 소아심장과 정미진 교수는 위기 상황을 감지하고 대기실로 향했다.

정 교수는 심정지 상태를 확인하고 곧바로 코드블루(심정지 환자 발생)를 발동, 심장 마사지를 시행했다. 박 교수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구강 내 호흡을 시행했다. 두 교수의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후 즉각 이뤄졌다. 이후 코드블루 신고를 접수 받은 전문 응급 진료팀이 현장에 도착했다.

진료팀은 전기충격을 여러 차례 가해 심장을 소생 시킨 후 응급 혈관 조영술로 좌측 관상동맥이 막힌 것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김 씨의 상태를 보고 수술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일 관상동맥우회술을 직접 집도했다.

박국양 교수는 "심폐소생술로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신속한 수술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심장질환이 있는 가정에서는 구성원 중 한 사람이라도 심폐소생술을 익혀 유사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김 씨의 막힌 혈관을 우회한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심장이 원활히 혈액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수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심정지 후 즉각적으로 이뤄진 심폐소생술 덕분인지 특별한 부작용도 없어보였다. 김 씨는 회복을 마친 지난 달 22일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후 지속적인 외래 진료를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 받게 된다.

정미진 교수는 "환자는 정기적인 진료와 약물 복용이 필요했지만 이를 소홀히 한 측면도 있었다. 다만 골든타임(심정지 후 5분 이내에 효과적인 심폐 소생술로 뇌 및 중요 장기로 가는 혈류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시간) 내에 심폐소생술을 해서 환자는 심장정지가 발생했음에도 뇌 손상과 같은 별다른 후유증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심폐소생술에 대한 중요성이 알려지고 관련 교육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씨의 어머니 박혜영 씨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신속한 심폐소생술과 수술로 생명을 구해준 의료진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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