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이미지. (사진=뉴스 화면 캡처) 강주희 기자

(서울=국제뉴스) 강주희 기자 = 서울 관악구에 사는 주부 김모(39)씨는 아침부터 한숨을 내뱉었다. 한 봉지당 440원하던 일반 쓰레기 봉투(20L)의 가격이 49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음식물 종량제(2L) 봉투 가격도 덩달아 140원에서 190원으로 올랐다. 김씨는 "서울에서는 뭐든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커녕 팍팍해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버스·지하철 요금에 이어 서울시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값까지 오르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실상 서민 증세가 아니냐는 싸늘한 지적도 나온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25개 자치구 중 19곳이 쓰레기 봉투 가격을 인상했다. 음식물 쓰레기 2L 봉투 가격은 평균 120원에서 140원으로 20원 인상됐다. 같은 크기의 일반 쓰레기 봉투 가격도 평균 363원에서 440원으로 올랐다. 서울시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 모든 자치구의 쓰레기 봉투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중랑구는 지난 9월 한 봉지당 40원이었던 음식물 종량제 봉투 가격을 140원으로, 금천구는 50원에서 160원으로 올렸다. 관악구, 광진구, 동대문구, 은평구는 50원에서 140원으로 인상했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종량제 봉투값은 이미 160원으로 타 자치구보다 가격이 높다.

도봉구와 중구는 올해 안으로 일반 쓰레기 봉투 가격을 각각 100원에서 140원으로, 70원에서 140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강서구와 강북구는 내년에 각각 70원에서 140원으로, 130원에서 140원으로 인상한다. 오는 2017년에는 모든 자치구의 쓰레기 봉투값이 190~2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시민들의 잇따른 볼멘소리에도 서울시는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공사가 당장 내년부터 생활폐기물 반입수수료를 20% 이상 인상한다고 고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시, 인천시 등이 수도권매립지를 더 사용하기로 합의해 반입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추가 징수한다.

이 뿐만 아니다. 매년 늘어나는 음식물 쓰레기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평균 3181톤으로 전년도 대비 111톤 늘어났다.

서울시는 이 중 38%를 시 공공처리시설 5곳에 나눠 처리하고, 나머지 63%는 경기, 충청, 인천에 있는 민간업체에서 처리한다. 그러나 처리 시설 상당수가 노후화로 가동률이 낮다.

한편,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지난 9월 서울시민 1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 94.6%가 종량제 전면 시행 후 음식물 쓰레기 감량에 노력한다고 답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물기 제거, 잔반 최소화, 소량 조리, 손질식 재료 구입, 감량기 사용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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