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제인 교수(사진=허제인 교수)

허제인 교수(사진=허제인 교수)
허제인 교수(사진=허제인 교수)

조선 시대의 신분제도를 살펴보면 크게 양인과 천민으로 구분된다. 양인은 다시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4가지의 신분으로 나뉘는데,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사(士)는 선비 즉, 학자를 의미하며, 농(農)은 농사꾼, 공(工)은 물건을 만드는 장인, 상(商)은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을 지칭한다.

이러한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단어가 만들어진 의미는 학자가 가장 존경받는 지위의 직업이고 상인은 양인 중, 가장 천대 받는 신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이 현대까지 쭉 이어오면서 우리는 가장 존경받고 싶은 욕망에 따라 선비 사(士)를 추구하며 지금까지 공부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활비의 절반 이상을 자녀 교육비에 투자하며 대치동의 신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신분제도가 생겨난 배경을 살펴보면 조선은 고려의 혼란을 극복하고 세운 나라였기에 국가 재정의 근간을 농업에 두었다. 농사는 1년 동안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기후나 환경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는 산업이기에 비교적 상업보다 리스크가 컸다. 때문에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상업으로 백성들이 몰려갈 경우, 국가 재정의 근간인 농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상업을 전략적, 정책적으로 천대시하였다. 즉, 일부러 천대받는 일로 만들어 상업에 종사하는 백성의 수가 늘어나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러한 과거의 정책적 의도로 오로지 학업만이 존경받으며 최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서열을 만들어 놓았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베이비붐 세대부터 Z세대를 넘어 알파 세대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의 인공지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시대에서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시대는 가고 상공농사(商工農士)의 시대가 왔음을 인지하고 이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의 인생을 준비하는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최근에 커리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예전과 많이 달라진 점은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커리어 설계의 목적이 이구동성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물질에 대한 욕망이 강해도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속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체로 표현을 꺼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 부자들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부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직업 중 하나인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커뮤니티 안에서 뭔가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급속하게 부를 축적해 나간다. 이러한 최근의 시대 흐름은 OOTV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넣어 유튜브 계정을 만드는 것이 유행처럼 퍼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너도나도 뭔가를 팔아보려는 시도를 곳곳에서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시대 현상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과거 조선 시대의 상인들은 이미 자신들의 직업이 가장 좋은 직업임을 알고 있으면서 그러한 즐거움과 특권을 자신들만 누리고 싶은 욕망에 일부러 그들이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신분 서열을 만들어 놓고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건 판매는 가장 천한 일이라고 쇠뇌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었나 하는 생각을 요즘 더욱더 하게 된다.

오늘도 과연 나는 무엇을 팔아야 하나 고민하는 하루이다!

저자 허제인 프로필

경영학 박사, 경영지도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공공기관 채용 전문 면접관, 공공기관 시험문제 출제위원, 중앙대학교 지식경영학부 외래교수, 동원대학교 외래교수, 공공기관 시험문제 출제 위원, 충청남도 경제진흥원 평가위원, 경긱도 경제과학진흥원 평가위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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