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캡처)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이 파운데이션 제품에 적용한 '에어쿠션'을 둘러싸고 국내 기업과 특허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외자사와는 기술력 제휴를 맺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다지고 있어 입방아에 올랐다.

3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2012년 9월부터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과 특허권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에어쿠션 제품을 개발ㆍ생산해 미샤(대표 서영필)에 납품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업체 코스맥스를 상대로 에어쿠션 사용 중단을 요청하는 경고장을 작성해 전달했다.

문제의 제품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에서 나온 ▲모이스트 쿠션 파운데이션(숨37˚) ▲미네랄 워터 BB쿠션(오휘) ▲쿠션 스크린 셀(더페이스샵) 등으로 아모레퍼시픽 '에어쿠션 선블록'(아이오페)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강경한 태도로 특허 보호에 나섰지만,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에 대해서는 에어쿠션 기술력을 전수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비슷한 상품을 출시한 랑콤의 경우 특허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포기했다.

▲ 아모레퍼시픽 '에어쿠션 선블록'(위), 랑콤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왼쪽), LG생활건강 '모이스트 쿠션 파운데이션'. (사진=아이오페, 숨37℃, 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국내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외국 기업에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기업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브랜딩(brandingㆍ브랜드에 가치와 이미지 부여) 효과를 놓치고 왜 외자사와 협력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홍보 담당자는 "디올은 지난 1월 공식적으로 협력을 요청했고, 랑콤의 제품은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주요 특허기술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LG생활건강은 스펀지 재질인 '에테르폼' 등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아이오페 '에어쿠션 선블록'에 적용된 아모레퍼시픽의 특허 무효화 판결로 최종 승소한 LG생활건강은 현재 에테르폼, 스펀지 경도와 점도 등을 두고 특허분쟁을 치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에테르폼은 예전부터 화장품업계에서 스펀지 재질로 쓰였기 때문에 특허에 있어 진보성이나 신규성이 없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에테르폼에 자외선 차단제나 파운데이션 등을 넣을 때 사용하는 최적의 배합비율에 대해서도 특허를 출원했으며, 랑콤의 경우 농도에 차이를 둬 분쟁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홍보 담당자는 "수천 개의 스펀지를 분석하고, 파운데이션 밀도와 지속성 등을 연구해 최적화된 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는 이를 그대로 본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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