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킴벌리 최규복 대표. (사진=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캡처)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해야 합니다." 유한양행 창업자인 故 유일한 박사가 1971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그러나 유한양행의 계열사인 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가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거액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면서 기부금은 턱없이 적어 '착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1970년 3월 30일 유한양행과 미국법인 '킴벌리 클라크(Kimberly-Clark)'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기저귀ㆍ화장지ㆍ생리대 등 위생용품 전문업체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502억4000만원의 광고선전비와 482억4000만원의 판매촉진비를 투자해 총 1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24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전년도 이윤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배당액은 올해 1300억원으로 책정돼 사회환원보다 '주주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광고와 판촉으로 총 984억8000만원의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유한킴벌리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뒤 배당금의 70%를 해외로 내보내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유한킴벌리의 지분은 헝가리법인 '킴벌리 클라크 트레이딩(Kimberly-Clark Trading LLC.)'과 유한양행이 각각 70%, 30%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지급된 배당금은 킴벌리 클라크 트레이딩이 910억원, 유한양행이 390억원이다.

유한킴벌리 홍보 담당자는 "정관과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합법적으로 배당을 진행한 것"이라며 "사회공헌비용은 지난해 총 87억원으로 현금으로 나간 기부금을 비롯해 나무를 심는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등의 활동비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한킴벌리는 대리점을 상대로 한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단가 차이와 신상품 공급 차별, 불합리한 판매장려금 등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대리점을 운영하며 판매 목표액 달성을 위해 매입가 이하로 팔다 결국 폐업한 사례가 있지만, 유한킴벌리는 오프라인의 경우 총 마진이 19% 내외로 건실한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한킴벌리 홍보 담당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리점의 단가가 조금 다르다"며 "물량에 따라 적용되는 할인 외에 각 거래처의 공급단가는 동일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유한킴벌리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어 이번 논란이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