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국립영천호국원) 마영렬 원장
(제공=국립영천호국원) 마영렬 원장

6월은 신록의 계절이다. 집무실에서 바라보는 묘역도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2만여기의 묘역 하나하나에는 붉고 푸른 태극과 건곤감리 사괘를 품은 태극기가 하얗게 휘날리고 있다. 묘역 초입의 홍살문을 지나 현충탑까지 이어지는 태극기 거리에도, 인천상륙작전에 앞서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기념비 영천대첩비 앞에도 하얀색 태극기가 휘날린다.

태극기 휘날리는 이곳 국립영천호국원에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위하여 신명을 바치신 국가유공자 5만 2천여분이 영면해 계신다. 수많은 유가족분들이 찾아오시고 대구, 경북 그리고 부산, 경남지역에서도 보훈단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참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어린 유치원생들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만든 종이꽃이 헌화대에 놓여지고 중고등학생들의 정성스런 손길이 묘역의 비석을 닦으며 단체의 많은 참배객들의 발길이 묘역 정화활동으로 분주한 이곳 국립영천호국원의 6월은 올해에도 감사와 기억으로 충만하다.

추수에 대한 감사와 조상의 은혜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맞이하는 한가위를 두고 일년이 늘 오늘만 같아라 라고 했던 선조들의 마음처럼 오늘의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 늘 지금의 6월 같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6월에 군사원호청으로 시작한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새롭게 출범했다. 지켜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국민 모두의 마음으로 하나 되어 통합을 이루고 보훈이 더욱 위대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핵심가치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는 국민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보훈가족들의 큰 기대와 범국민적 지지로 이루어진 결과인 만큼, 한층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국립영천호국원도 많은 국민들이 일상과 함께 할 수 있는 보훈문화를 조성해 나가고 보다 영예롭고 아름다운 국립묘지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유공자분들의 마지막을 최고의 예우로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에 국립영천호국원은 일반 국민들이 오고 싶고, 유가족분들이 다시 찾는 국립묘지로 거듭나기 위해 호국원을 ‘역사와 문화의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고자 한다.

먼저 호국원 내에 가칭 ‘국립영천호국원 보훈문화센터’를 건립하여 호국 관련 전시 및 체험, 영상, 영화 등 다양한 보훈문화 콘텐츠를 경험하는 공간과 더불어, 테라스, 전망대, 옥상 조경 등 추모와 쉼이 공존하는 휴게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안장 위주의 공간에서 머무르고, 체험하고, 추모하는 공간, 그리고 보훈 정책 및 문화를 공감하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개원 23년차 시설 노후화 등을 감안하여 연차별로 시설을 보수하는 등 안전하고 편리한 국립묘지를 조성해 나가는 한편, 국립영천호국원에 특화된 테마를 선정하여 묘지 전체적인 조경 정비도 추진해 나간다.

또한 국립영천호국원은 호국충절의 고장인 영천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려고 한다. 지역의 현충시설 기념관 및 지역 박물관 등과 연계하여 교육 및 특별전시를 추진하는 등 국립묘지를 현장교육 장소로 활용하고 전시물 등도 상호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영천시청과 연계하여 영천호국원-영천전투기념관-최무선과학관 등 호국을 주제로 한 호국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영천에 소재한 육군3사관학교 군악대와 연계하여 영웅과 제복근로자의 헌신에 대한 감사 테마 등으로 정기 공연을 실시하는 등 국립묘지가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즐겨 찾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활성화해 나가려고 한다.

이곳 국립영천호국원의 태극기는 화창한 날에도, 바람이 부는 날에도, 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날에도 언제나 호국원 곳곳에서 휘날린다. 국립영천호국원 구성원들도 일년을 한결같이 지금의 6월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호국영령을 기리는 국립묘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호국원을 찾아와 참배하고 헌화하는 어린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에도, 묘지의 비석을 닦고 국가유공자분들께 감사편지를 읽는 중고등학생들의 상기된 표정에도, 보훈단체 및 유관 기관 참배객들의 엄숙한 얼굴에도 하나같이 나라사랑의 마음이 깃들게 됨을 알기에 더욱 많은 분들이 국립영천호국원을 찾기를 희망한다.

국립묘지가 단순히 국가유공자를 기리는 묘역으로서만이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언제든 찾아와서 나라사랑의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통합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립영천호국원 구성원 모두는 호국원 곳곳에서 휘날리는 태극기같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나가기를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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