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소팔메토' 성분이 들어간 CJ제일제당의 건강기능식품 '전립소'. (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캡처)

전립선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소팔메토'가 의학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 간질이나 상피조직 세포 증식으로 전립선이 비대해져 방광 하부의 소변이 나오는 통로를 막아 요도 폐색을 일으켜 소변의 흐름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톱야자수 열매인 소팔메토는 전립선비대증을 겪고 있는 중년 남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현재 연간 20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2006년 2월 '뉴잉글리시저널오브메디슨지'에서는 소팔메토가 전립선비대증을 전혀 개선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2년이 지난 2011년 9월에는 소팔메토 열매에서 추출해 만든 전립선비대증 관련 제품이 요로 증상 개선에 위약(플라세보) 효과가 있을 뿐이라는 내용이 '미국의사협회지'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준철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장(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남성들이 전립선비대증에 좋다는 믿음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위약 효과가 40% 정도"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 소팔메토가 들어간 전립선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CJ제일제당의 '전립소'가 국내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시된 2007년부터 누적된 매출이 지난해 700억원을 돌파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CJ제일제당 홍보 담당자는 "소팔메토는 개별인정형에서 고시형 원료가 됐다"며 "임상시험을 직접 한 적은 없지만, 관련 연구논문이 있기 때문에 고시형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기능성이 인정된 원료는 '고시형'에,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새롭게 인정받은 원료는 '개별인정형'에 속한다.

CJ제일제당이 공개한 한 연구에서는 소팔메토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1년 발표된 네덜란드의 논문에 의하면 45세 이상 남성 85명 가운데 41명은 소팔메토를, 나머지 44명은 위약을 복용했다.

그 결과, 소팔메토 복용 군과 위약 군의 국제 전립선 증상 지수(IPSS)는 6개월 뒤 각각 12.3점, 13.6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4.4점과 2.2점 낮아진 수치다.

국제 전립선 증상 지수의 경우 ▲0점은 증상 없음 ▲1~7점은 경증 ▲8~19점은 중증(비뇨기과 진료 권장) ▲20점 이상은 심한 중증(신속한 비뇨기과 치료가 필요) 등으로 구분된다.

한편 한국에서 소팔메토는 식약처로부터 '전립선 건강에 도움'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에 의약품처럼 개선 완화 등을 위한 치료용으로는 홍보할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팔메토는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특정 질병명을 언급하거나 표시해선 안 된다"며 "치료 목적이라면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의약품으로 허가된 제품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약처 관계자는 "소팔메토는 메스꺼움 등 소화계통의 불편함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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