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용 목요포럼위원장

‘과학(science)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 한다’는 말은 새삼스럽지 않다. 국가의 장래가 과학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과학을 중요시하는 민족은 발전하며, 국민들의 삶 또한 충족해지는 것이다.

한평용 목요포럼위원장
한평용 목요포럼위원장

현대 과학은 실학(實學)이며 이용후생의 학문이다. 우리는 과거 역사에서 이를 외면했음을 뼈저리게 느껴왔다. 유교사회 조선은 19세기에 이르러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과학과 실학을 외면했다. 세계는 무섭게 변화고 있는데 쇄국이라는 관문을 더 높이고 가장 부국입국의 과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반 사회는 형이상학적인 주자의 공리공론만을 추구하고, 하천계급에 대한 수탈만을 즐겨했다. 산업과 공장(工匠)을 하천시하여 경제력을 키우지 못했다.

세도 정치가들은 매관매직을 일삼았다. 일선 현과 군, 목민관들은 탐관오리가 되어 백성들의 고혈을 짰다. 올바른 소리를 하는 지식인들과 과학을 주장하는 선각자들을 혹세무민이라고 올가미를 씌워 귀양 보내기 까지 했다.

우리 고장 최고의 명필로 추앙받고 있는 추사 김정희 선생은 암행어사로 나가 세도가들의 전횡을 막다가 9년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했다. 수원성을 축조한 과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은 19년간 강진에 부처되어 서울로 돌아오지 못했다.

조선은 3백여년 전 임진왜란으로 입은 상처를 상기하지 못했다. 조총의 위력에 군인들이 추풍낙엽 같이 죽어나갔으면서도 변변한 총마저 만들지 못했다. 미련하게도 과학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용후생의 학문은 조선의 관문을 뚫지 못했다. 권력자들은 양반사회의 체제 붕괴가 오는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잠입해 온 가톨릭을 박해했다. 엄청난 숫자의 가톨릭 신자들이 순교했다. 필자의 고향인 서산 해미읍성에서도 1천여 명의 교도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시점에서 일본은 달랐다. 조선에서 납치해간 도공들에게 명품자기를 만들게 해 유럽에 팔아 국부를 키웠다. 신무기를 만들고 젊은 기술자들을 유럽에 보내 새로운 과학자들을 양성했다. 산업 각 분야의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다.

일본이 국부를 키워 한반도를 삼키려는 시기 나약한 조선은 왕비가 잠을 자는 창덕궁 침전하나를 지키지 못했다. 일본 낭인들에 의해 고종황제 명성황후는 마당으로 끌려나와 난자당하여 불에 태워졌다. 천인공노할 만행이지만 아! 대한제국이 스스로 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이후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면 36년간 일제에 강점당하는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17세기부터 과학을 수용하고 실학을 중시했다면 일본과 비등한 국력을 가졌을 게다. 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역사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과학의 힘이 이처럼 민족의 길을 좌우하는 것이다.

과학을 수용하지 못해 일어나는 민족의 비극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이를 저해하는 낡은 사상은 없을까. 국가는 제대로 과학입국을 위한 투자와 미래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가. 기초과학 발전에 대한 국가적 배려는 있는 것인가. 훌륭한 과학자들을 제대로 대우해 주고 있기는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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