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쓰러진 뒤 15초 만에 심폐소생술 시작
50대 버스 탑승객 갑자기 쓰러지자 기사·승객 힘 합쳐
지난해 11월에도 승객 목숨 구해, 지난달엔 다른 차량 화재도 막아
이쯤 되면 경주 시내버스 기사 모두가 응급안전 전문가

 

(경주=국제뉴스) 김진태 기자 = 달리던 경북 경주시의 한 시내버스에서 의식을 잃은 50대 승객이 버스기사와 승객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는 기적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

(자료=경주 시내버스 CCTV캡쳐) 버스 기사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승객이 응급조치를 돕는 모습
(자료=경주 시내버스 CCTV캡쳐) 버스 기사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승객이 응급조치를 돕는 모습

지난해 11월엔 51번 버스기사가 의식과 호흡이 없는 채로 승객이 쓰러지자 응급처치로 목숨을 구했고, 지난달엔 350번 버스기사가 다른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막았다.

이쯤 되면 경주시내버스 기사는 모두 응급안전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인 아닌 셈.

지난 25일 오후 4시12분께 황오동 역전삼거리로 진입하기 위해 신호대기 중이던 70번 버스에서 50대 남성 승객이 의식과 호흡이 없는 채 갑자기 쓰러졌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지만,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승객 임지헌(29·경주대 외식조리학과 3년)씨가 곧바로 쓰러진 승객의 상태를 살폈고, 곧이어 버스기사 우중구(65·새천년미소) 씨가 승객에게 다가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여성 승객은 119에 신고했다.

이들이 응급처치를 시작한 지 1분 쯤 지났을까 쓰러졌던 승객이 깊은 숨을 내쉬며 의식을 회복했다.

당시 긴박했던 장면은 버스 내 설치된 CCTV에 담겼는데, 승객이 쓰러진 뒤 약 15초 만에 심폐소생술이 시작됐다.

119도 신고 후 약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버스기사 우중구 씨는 “30년 넘게 버스운전을 해 왔지만,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 맞닥뜨리긴 처음이었다”며 “다행히 매월 한차례씩 회사에서 심폐소생술과 안전교육을 받아 온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응급처치를 도운 임지헌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쓰러진 분이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한편 119 구급대에 인계된 50대 승객은 대구에서 경주를 찾은 방문객으로 건강을 되찾고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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