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확정? 금전요구? "말도 안돼"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 현장. 각 구단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사진=최상인 기자)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 현장. 각 구단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사진=최상인 기자)

(서울=국제뉴스) 최상인 기자 = 지난 8일 MBC에서 방송된 '실화탐사대' 프로그램에는 야구 취업생들의 일본 독립리그 진출을 빌미로 금전을 뜯어낸 사건이 조명됐다.

'서 대표'로 알려진 전직 프로야구선수 출신 야구 아카데미 대표의 피해자 현승(가명) 부모에게 일본 독립리그팀 입단을 목적으로 500만원부터 시작해 수차례에 걸쳐 100만원씩 받아낸 정황이 드러났다.

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쳐.
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쳐.

그렇다면 방송에서의 서 대표 말처럼 일본 독립리그팀 입단 명목으로 돈이 필요할까?

매년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 한국 선수들과 참가하고 있는 두 명의 전직 일본 독립리그 출신 선수를 만나 금전과 진실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현승이 사건을 보면서 어땠는지?

-저희도 방송을 봤다. 방송의 내용이 맞다면 같은 야구계 선배로서 안타깝다. 이유야 어째됐건 무조건 입단이 된다? 돈이 필요하다? 라는 말은 이해가 안된다.    

일본 독립리그 입단 명목으로 금전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가?

-지금은 말도 안된다. 2000년대 후반 쯤 우리가 일본에서 야구를 하려고 할 때는 일본으로 갈 수 있는 루트가 많지 않았다. 당시 일본 독립리그도 출범 초기라 브로커를 통해서 테스트를 거쳐 입단을 할 수도 있는 구조였기 때문에 금전을 요구하는 브로커들이 있었다. 나 또한 금전요구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하고 일본의 지인을 통해 신청하고 직접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일본 독립리그 공개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이 투구하고 있다. (사진=최상인 기자)
일본 독립리그 공개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이 투구하고 있다. (사진=최상인 기자)

대표적으로 일본의 독립리그 3군데(BC리그, 시코쿠리그, 간사이리그)가 있는데 모두 공개 트라이아웃으로 선수를 선발한다. 팀 사정에 따라 시즌 중 개별 테스트를 통해 입단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어떠한 경우도 금전을 요구하거나 구단으로 돈을 건네는 일은 없다.

서 대표가 방송에서 언급한 유니폼 비용이나 입단에 관련해 비용이 든다고 말했는데?

-위의 독립리그 3군데 중 BC와 시코쿠리그는 급여가 나오는 리그다. 실력과 연차에 따라 월 10~20만엔 가량 받지만 간사이리그는 리그 재정 악화로 현재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그럴지라도 구단에서 유니폼이나 야구장비, 의류 등은 무상으로 지급된다. 

일본 독립리그 BC리그의 드래프트 현장. 일본은 독립리그도 투명성을 위해 공개 트라이아웃을 거쳐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한다.
일본 독립리그 BC리그의 드래프트 현장. 일본은 독립리그도 투명성을 위해 공개 트라이아웃을 거쳐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한다.

서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 때문에 입단이 안된다고 했는데?

-현재는 그렇다. 하지만 당초 선수를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입단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도 코로나 이후 일본 입국이 어려웠다.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은 애가 탔고 우리 또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백방으로 노력했고, 다행히 우리들이 일본에서 선수생활하던 시절 팀메이트가 독립리그 구단 관계자로 있어 도움을 받은적은 있다.

어떤식으로 도움을 받았는지?

-코로나로 일본 입국이 어렵자 구단측에서 선수들 영상을 보내달라했다. 언택트로 트라이아웃을 진행했는데, 영상을 통해 1차 합격자를 선발해 선수에게 통보했다. 이후 구단에서 선수와 일본으로 입국해 최종 테스트 후 계약을 하겠다고 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더욱 깐깐하게 선수를 살피고 계약하려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외국인 선수인 만큼 쉽사리 계약서를 내밀지 않는다. 서 대표는 어떻게 사전 입단 확정을 받았다고 하는지 의문이다. 

LG 트원스 한선태(맨왼쪽)가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을 당시. 기자도 현장 취재에 동행했다. (사진=최상인 기자)
LG 트원스 한선태(맨왼쪽)가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을 당시. 기자도 현장 취재에 동행했다. (사진=최상인 기자)

일본 독립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에게 해줄 말이 있는가?

-국내에는 여러명의 일본 독립리그 에이전트?브로커?가 존재한다. 일본 트라이아웃 현장만 가봐도 한국 선수를 데려온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다. 대부분 야구 아카데미 관련 종사자나 야구관련 인물들이다. 
현승이와 같이 금전요구에 대해서는 절대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선수 은퇴 후 7년 넘게 매년 일본에 다니고 있지만 단 한차례도 먼저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 야구할 곳을 찾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써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적이고 거기에서 보람을 느낀다.

실화탐사대에서 서 대표는 김성근 전 감독까지 언급하며 선수에게 확신을 줬지만 확인결과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취재결과 현승이 사건과 유사한 수법으로 접근해 사기 피해를 입은 선수들이 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몇몇 야구계 선배들의 잘못된 욕심으로 인해 후배 선수들과 부모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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