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 계열사 매출 대비 내부거래 현황

(서울=국제뉴스) 박소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대상으로 일감 몰아주기 실태 점검에 한창인 가운데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의 내부거래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외치며 총 3500억여 원의 일감 개방을 공언한 롯데그룹이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가 늘어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시 롯데그룹 관계자는 "내부 거래를 축소해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일감 나누기를 단계적으로 하기로 했다"면서 "우선 4개 부문의 일감 개방 진행 상황을 지속해서 지켜보면서 규모와 대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9월까지 롯데그룹은 물류, 시스템통합, 건설 부문 계열사 3곳에서 3조1919억원의 내부거래가 발생했다. 내부거래율은 59%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높은 수치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롯데로지스틱스(대표 이재현)는 지난해 9월까지 내부거래액이 1조5232억원에 달했다. 이는 매출액(1조6653억원)의 91%에 달한다.

2013년에는 9월까지 매출액 1조6226억원 중 1조5149억원(93%)을 내부거래로 거둬들였다.

지난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코리아세븐과의 거래를 10% 늘린 롯데로지스틱스는 롯데쇼핑(976억원), 롯데제과(631억원), 롯데푸드(427억원), 롯데닷컴(234억원) 등과의 거래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4%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두 번째로 내부거래 규모가 큰 롯데정보통신(대표 마용득)의 내부거래율은 9월까지 기준으로 2013년 64%(3618억원)에서 2014년 72%(3775억원)로 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이 큰 롯데카드(681억원), 롯데쇼핑(655억원)과의 거래 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한 롯데로지스틱스가 호텔롯데(299억원), 롯데건설(232억원), 롯데물산(69억원) 등과의 거래를 적게는 42%에서 많게는 100%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대표 김치현)은 지난해 9월 누적 매출액 3조1954억원 중 40%인 1조2912억원이 내부거래액이었다. 전년 동기(매출 3조380억원ㆍ내부거래 1조1353억원) 대비 내부거래율이 3%포인트 높은 수치다.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종합광고대행사 대홍기획(대표 장선욱)은 2013년 9월까지 매출 3125억원에서 54%가량을 내부거래로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계열사 또는 친족독립경영회사에 지원한 실질적 금액이 10억원을 넘으면 '부당내부거래'로 간주될 수 있다.

롯데그룹은 내부거래액이 3000억원대부터 1조원대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현재 공정위가 내부거래 규모가 급증하거나 신설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롯데그룹 홍보 담당자는 "내부거래 위법성 판단은 공정위만의 기준이 있을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내부거래 실태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계열사마다 방침에 따라 내부거래량 감소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