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에스쇼필 실적과 배당규모 현황을 그린 그래프.

(서울=국제뉴스) 김봉수 기자 = 하림그룹 계열사인 '엔에스(NS) 쇼핑'이 최근 상장에 성공하면서 '경영 승계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배당금이 전년보다 8배 이상 줄어 일반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엔에스쇼핑의 매출액은 2012년 3088억2000만원, 2013년 3471억3000만원, 2014년 3903억9000만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적이 개선되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 관례이지만, 엔에스쇼핑은 이번에 배당규모를 대폭 줄였다. 배당액은 2014년 272억6000만원(주당 8089원)에서 2015년 33억6000만원(주당 1000원)으로 감소했다.

하림홀딩스 관계자는 "배당규모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줄어든 것이 아니다"라며 "주주들은 배당 수익 외에 상장 효과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엔에스쇼핑 상장의 최대 수혜자는 하림그룹 창립자인 김홍국 회장의 아들 김준영씨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이다.

엔에스쇼핑이 상장을 위해 전량 구주매출로 17만5637주 공모에 나서자 올품은 보유주식 총 30만650주 중 13만1650주를 매도했다.

'구주매출'이란 주주가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말한다. 보통 상장을 앞둔 기업은 신주를 발행해 투자를 받지만, 엔에스쇼핑은 구주매출을 택해 주주들만 배를 불린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공모주식 수의 75%를 차지해 총 309억3000만원(주당 23만5000원)을 벌어들인 김준영씨의 경영 승계 재원을 마련해준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하림홀딩스 관계자는 "2012년에 올품을 인수한 한국썸벧판매가 합병 전 보유하던 엔에스쇼핑 주식 일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상장 건에 관해 주주 간에 계약한 내용이 있어 이를 이행한 것뿐"이라며 "상장은 경영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 엔에스쇼핑이 상장할 때 주주들이 매각한 주식 비중.

올품과 흡수합병하기 전 한국썸벧판매는 엔에스쇼핑 주식을 57만1741주(16.97%) 가지고 있었고, 이 중 39만3571주(11.68%)를 사모펀드 2곳(우리블랙스톤코리아오퍼튜니티1호 사모투자전문회사·신한BNPP Mezzanine사모증권투자신탁 제1호)에 넘겼다.

매각 조건으로 '기업공개'를 내건 한국썸벧판매는 실패할 경우 양수인인 사모펀드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지분 50%에 주식 1주를 더해 매도해야 했다. 이는 경영권을 소유할 수 있는 비율로, 실패하면 엔에스쇼핑을 넘기기로 약속한 셈이다.

매각 당시 한국썸벧판매는 234억6000만원(주당 4만1034원)에 매입한 주식을 590억3000만원(주당 15만원)에 팔아 355억7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인수합병 후 '올품'으로 사명을 바꾼 한국썸벧판매는 엔에스쇼핑 상장으로 총 664억7000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한편 엔에스쇼핑은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행위에 대한 과징금 3억9000여만 원을 부과받아 '갑질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위는 ▲152개 납품업자에게 방송계약서 지연교부 ▲1286개 납품업자에게 상품대금 지연이자 2800만원 미지급 ▲5개 납품업자에게 경영정보 요구 등을 이유로 엔에스쇼핑에 시정명령과 통지명령, 과징금 처벌을 내렸다.

하림홀딩스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 관행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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