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식 아름제일여성병원장 인터뷰

▲ 유원식 아름제일여성병원장이 단일공 복강경 수술로 근종을 없앤 뒤 과다 출혈 위험이 적은 연속봉합술로 자궁을 보존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최문수 기자 cms@gukjenews.com

(서울=국제뉴스) 최문수 기자 = 결혼을 3개월 앞두고 근종으로 자궁을 적출해야 했던 20대 후반 여성 A씨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받고 최근 출산에 성공했다. 태아가 자라는 자궁 보존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연속봉합술'로 가능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자궁을 대부분 이루고 있는 평활근(smooth muscle)에 생기는 종양인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나타나는 흔한 양성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자궁근종 환자 수가 2009년 23만7000명에서 2013년 29만3000명으로 연평균 5.5%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궁근종은 크기가 클수록 과도한 출혈로 자궁을 아예 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A씨는 수술 당시 근종의 크기가 14cm, 무게가 1.3kg에 달했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연속봉합술'로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하는 아름제일여성병원에서 자궁적출 없이 성공적으로 근종을 제거했다.

'단속봉합술'은 한 바늘씩 묶고 자르는 걸 반복하고, '연속봉합술'은 계속 꿰맨 뒤 마지막에 한 번만 묶는 방법이다.

A씨의 수술을 집도한 유원식 아름제일여성병원장은 연속봉합술을 하면 수술 시간이 짧아지고 효과적으로 지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근종이 자궁 깊숙이 박혀 있으면 안쪽부터 꿰매야 해서 수십 번 바느질해야 합니다. 2~3개 층을 차례로 꿰매야 하죠. 절개 부위가 크면 단속봉합술로 몇 겹을 꿰맨다는 게 시간상으로 불가능해요. 10cm가 넘으면 과다 출혈이 있을 수 있어 위험하죠"

그러나 연속봉합술은 단속봉합술과 보험금이 같아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10cm 이상의 근종도 연속봉합술로 제거하면 자궁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은 어려운데 수가가 같으니 도전 비율이 낮죠. 특히 복강경 수술에서 근종 절제술이 가장 어렵거든요. 그래서 자궁적출이 많이 이뤄집니다. 자궁을 살리지 않으면 근종과 함께 다 제거하면 되죠"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서 연속봉합술을 하면 배꼽을 통해 하나의 구멍으로 여러 수술 도구가 들어가기 때문에 '각'을 잡기가 힘들다.

"일반 복강경 수술은 배에 구멍을 4개 만들어서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수 있어요. 그런데 단일공은 한 구멍에 기구와 카메라가 일직선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기구끼리 부딪쳐서 각이 안 나옵니다. 한쪽으로 실을 조작하고, 다른 쪽에선 매듭지어야 하는데 방해가 되죠"

자궁근종은 수술이 아닌 치료도 가능하다. 근종이 커지는 걸 막거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하이푸(HIFU, 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시술'이 대표적이다.

"초음파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시키는 '하이푸 시술'은 돋보기가 빛의 파장을 한곳에 모아 종이를 태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65~70도로 열이 발생한 세포가 손상을 입고 괴사한 뒤 염증 세포에 잡아먹히면서 흡수되죠. 초음파 파장은 인체에 해가 없어서 다른 조직은 안전해요"

'하이푸 시술'로 줄어든 근종의 크기는 다시 커지진 않지만, 다른 부위에서 근종이 나타날 수 있다.

"근종이 하나 있으면 다른 곳에 씨앗이 분포돼 있을 수 있죠. 다발성인 근종 세포가 잠재된 겁니다. 시간이 지나 여성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커질 수 있어요. 폐경이 될 때까지 누구나 재발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아무 증상이 없어 내버려두다간 20cm까지 커질 수 있어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자궁근종의 대표적인 증상은 부종, 출혈, 생리량 과다, 생리통 등으로 월경과 관련된 증상이 많습니다. 혹이 자궁 앞쪽에서 커지면 방광을 압박해 소변을 자주 보고, 뒤쪽에서 커지면 직장을 눌러 변비가 발생할 수도 있죠. 6개월~1년 주기로 검진받는 것이 좋아요. 초음파만으로 쉽게 진단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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