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오전 11시 정각 3000원이었던 허니버터칩 가격(위)이 15분 뒤에는 3500원으로 올랐다. (사진=인터파크 캡처)

(서울=국제뉴스) 국윤진 기자 =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interpark)'가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는 지난 27일 오전 11시 자사의 가격 배틀 쇼핑 사이트 '다이나믹프라이스(Dynamic Price)'에 허니버터칩 120g을 판매가 3000원에 내놓았다.

다이나믹프라이스는 최저가격이 정해지고 난 뒤 구매자가 있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구매자가 없으면 할인 폭만큼 가격이 내려가는 경매와 비슷하다.

오전 11시 '타임 세일'이 시작된 지 15분이 지나자 처음에 3000원이었던 가격은 3500원으로 올랐다. 가격이 오른 건 구매자가 한 명 나타났기 때문이다.

15분당 허니버터칩 1봉을 구매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구매자가 나타날 때마다 가격이 500원씩 오르고, 구매자가 없으면 가격이 500원씩 떨어진다. 이렇게 오른 가격은 오후 1시 소비자가격(120g 3000원)의 2배를 웃도는 7000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다이나믹프라이스는 정해진 시간 동안 소비자의 구매 여부에 따라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변한다. 한정된 시간 내에 구매자가 없으면 가격이 0원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등 시간과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 '타임 세일' 방식이다.

인터파크는 지난 19일 오전 11시와 오후 5시 두 시간대에 허니버터칩 각 10봉씩 총 20개 한정수량을 타임 세일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1500원으로 시작된 허니버터칩 60g 이벤트는 2만800여 명이 넘는 소비자가 방문하며 5000원으로 마감됐다. 한정수량 10봉지 중 마지막 1봉지는 소비자가격(60g 1500원)의 3배가 넘는 가격을 내야 구매할 수 있었다.    

인터파크 측은 출시 6개월이 지났는데도 구하기 어려운 허니버터칩에 대한 소비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 지난 27일 오전 11시 3000원으로 시작했던 허니버터칩 120g의 가격은 2시간 뒤인 오후 1시 70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사진=인터파크 캡처)

인터파크 관계자는 "이렇게 가격이 쭉쭉 올라가는 건 처음 본다"며 "다이나믹프라이스는 원래 가격이 다운되는 게 정상인데, 허니버터칩이라 많이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판촉행사라는 취지와는 달리, 정작 소비자들은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B모씨는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사이트인 것 같아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판매처에서 이런 소비를 조장하다니 어이없다"며 "일부러 적은 양을 풀어서 더 찾게 만드는 마케팅 전략이나 안 먹어본 사람들을 애태우는 작전이다. 과자 하나에 목메게 하는 것 같아 우울하다"고 지적했다.

K모씨는 "개개인이 사고파는 사이트가 아닌 대형 온라인몰인 인터파크가 허니버터칩 가격을 올려 파는 건 옳지 않다"며 "한정수량이라고 해도 정가에 팔았을 때보다 이익을 봤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이나믹프라이스의 허니버터칩 판매 페이지에도 "명색이 타임 세일인데 너무하다", "상술이 대단하다", "과자 10봉지로 장난하느냐", "소비자를 호갱으로 만들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경매 대상으로 알려진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 고가의 희귀품도 아니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누구나 즐겨 먹는 국민 간식인 '과자'가 온라인 경매 방식으로 공공연하게 시중가격보다 부풀려 팔리고 있는 것이다.

건전한 소비를 유도해야 할 유통업계가 특정 제품의 희귀성과 인기에 편승해 이익을 내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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