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의 어린이 홍삼음료 '아이키커' 포도 맛 (사진=오테이스트몰 홈페이지 캡처)

만 4세 남아와 만 2세 여아를 둔 김모씨는 아이들이 쑥쑥 크길 바라는 마음으로 2년간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에서 나온 '아이키커'를 구매했다.

그러나 최근 '아이키커'가 홍삼뿐 아니라 식물성분도 들어있어 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만 3세(36개월) 미만에게 권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지인의 얘기를 듣고 한국인삼공사 홈페이지를 찾아봤더니 이런 사실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김씨는 '6년근 홍삼 함유'라고 강조된 홍보문구를 보고 건강식품으로 생각했지만, 일반 음료수인 것을 알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30일 국내 홍삼 시장 점유율 1위인 정관장의 대표 어린이 음료 '아이키커'는 100㎖인 한 포당 0.2%밖에 들어있지 않은 '6년근 홍삼' 성분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이키커'에 함유된 홍삼 농축액 함량은 개별 포장된 상품 뒷면이나 박스 측면에 나와 있는 '원재료명 및 함량' 정보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주로 확인하는 개별 상품 앞면과 박스 앞면에는 한 포에 0.2%라는 함량 표시 없이 '6년근 홍삼 함유'라고만 적혀있다.

한국인삼공사 공식 홈페이지에는 아예 함유율이 표시돼 있지 않다. 정관장 음료 섹션에서 '아이키커' 제품설명을 살펴보면 '한 포에 6년근 홍삼 농축액 200mg 함유'만 적혀 있으며, 첨부 사진에도 정확한 함량을 확인할 수 없다.

'아이키커'는 건강을 챙기는 것뿐 아니라 키 크는 효과도 있는 것처럼 착각되는 제품명과 홍보문구로 소비자들을 혼란케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out******'라는 아이디를 사용 중인 한 블로거는 "종류별로 먹이고 있는 '아이키커'에는 정말 키가 쑥쑥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는 글을 남겼다.

지난 3일에는 '아이키커'를 구매한 블로거 'ssm****'씨가 "115년 전통을 자랑하는 홍삼브랜드 '정관장'이라 믿고 먹일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이거 먹고 키 컸으면 좋겠다. 많이 먹고 쑥쑥 크렴"이라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아이키커'에서 '키커'는 'kicker'의 발음으로, 스포츠 경기에서 발로 공을 차서 득점하는 선수를 말한다"며 "키카 큰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올라온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의 어린이 홍삼음료 '아이키커' 홍보물 (사진=11번가 홈페이지 캡처)
▲ 온라인 쇼핑몰 '오테이스트몰'에 올라온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의 어린이 홍삼음료 '아이키커' 홍보물 (사진=오테이스트몰 홈페이지 캡처)

농심그룹 공식 온라인 쇼핑몰 '오테이스트몰(Otaste mall)'에서 '아이키커'를 검색해 총 4개의 관련 게시물에서 상품 상세설명을 살펴보면, 남아 1명과 여아 2명이 등장하는 홍보 이미지가 나온다.

이 홍보물은 포도 맛 '아이키커'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한 여아 얼굴 옆에 "아이키커 마시고 쑥쑥 커야지"라고 적혀 있어 성장발달을 위해 해당 제품의 도움을 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11번가'에서 '아이키커'로 검색하면 나오는 첫 페이지에서 총 13개의 관련 게시물 중 3개는 '키가 쑥쑥 자라요'라는 문구가 들어간 홍보물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 공식 블로그 '삼삶스토리'에는 일반 음료인 '아이키커'를 건강식품으로 착각할 만한 홍보문구가 존재한다.

지난해 6월 13일 '삼삶스토리' 블로그의 '제품 스토리'에 올라온 '축구경기 응원 에너지 UP! 정관장 활기력 & 아이키커 - 정관장 드림팀'이라는 제목의 글에 "정관장 아이키커는 어린이 건강 및 성장발육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엄선된 재료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건강유지나 증진의 목적 또는 기대효과를 가지는 것은 '건강식품'으로, 일반 음료로 분류되는 '아이키커'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우리가 자체적으로 만든 홍보물이 아니라 물건을 받아 판매하는 업자가 제작한 것"이라며 "'아이키커'는 '키 크는 음료'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문구를 수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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