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온 담철곤 회장(왼쪽)과 지난해 오리온 실적ㆍ부채, 올해 오너일가 배당 현황 그래프

부채가 매출액의 77%에 달하는 오리온(회장 담철곤)이 10대 식품업체 중 배당금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315억9000만원(1주당 60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157억8000만원ㆍ1주당 3000원)보다 2배 많은 수치다.

이에 최대주주인 이화경 부회장(86만6204주ㆍ51억9722만4000원)과 2대 주주인 담철곤 회장(77만626주ㆍ46억2375만6000원) 부부는 총 98억2098만원을 배당받는다.

또한 담철곤ㆍ이화경 부부의 자녀인 담경선(29ㆍ여)씨와 담서원(25)씨는 각각 3만1669주를 보유하고 있어 총 3억8002만8000원의 배당수익을 올리게 됐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배당규모를 확대해 오너일가에게 100억원 이상을 챙겨주게 된 오리온은 '비상식적 경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례로 배당은 실적이 개선된 기업이 주주들에게 그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시행된다.

오리온은 매출액이 2013년 7921억6000만원에서 2014년 7517억원으로 404억원가량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4억7000만원에서 447억3000만원으로 27억4000만원 축소했다.

오리온 홍보 담당자는 "배당금은 매출이 아니라 주가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최근 1주당 100만원을 유지하고 있고 주주 가치 제고와 배당확대 정책 호응을 위해 배당규모를 늘렸다"며 "배당률은 다른 업체들의 평균인 1.15%보다 낮은 0.3~0.6%"라고 말했다.

수입이 떨어졌지만, 배당액은 2배 늘린 오리온은 심지어 5811억9000만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 이는 매출액의 77% 이상을 차지한다.

또 기업의 신용능력을 판단하는 척도인 유동비율은 81.28%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적으로 200%가 넘어야 이상적이지만, 오리온은 이 기준의 절반도 못 미친다.

한편 2011년 6월 횡령ㆍ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던 오리온 담철곤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던 2013년 아들 담서원씨에게 중국 내 포장지 회사 '랑팡아이팩'을 넘기면서 고액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담 회장은 2007년 오리온 자회사인 '아이팩'으로부터 '랑팡아이팩'을 20억6800만원에 인수한 뒤 6년이 지난 2013년 페이퍼컴퍼니 '스텔라웨이' 대표인 아들 담서원씨에게 10배가 넘는 215억원에 다시 팔아 194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담서원씨가 당시 23살인 데다 군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스텔라웨이' 설립은 물론, '랑팡아이팩' 인수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 담 회장이 아들에게 '아이팩'과 같은 '현금 마련 창구'를 넘긴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오리온 홍보 담당자는 "'랑팡아이팩'이 '스텔라웨이'로 넘어간 건 맞지만, 회사 차원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8월 중국 현지 신문에 청산 공고를 냈고, 올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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