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찬란한 민족문화와 한국근대미술의 발원지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애정 쏟은 경주이씨의 본향 ‘경주’
시, “부지제공, 건축비 분담 등 최대한 협조, 지원” 약속
(경주=국제뉴스) 김진태 기자 = 경북 경주시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부에 기증한 2만3000점의 문화재 및 근현대 미술품 전시공간 인 ‘이건희 박물관·미술관’유치 경쟁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13일 주낙영 경주시장과 김석기 국회의원은 이상록 경주이씨 종친회장을 만나 “이건희 컬렉션 전시관이 경주에 온다면 부지제공, 건축비 분담 등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 경주역사 이전부지, 구 시청사 부지, 황성공원, 보문관광단지 내 육부촌, 경주엑스포대공원 등 삼성 측이 원하는 장소 어디라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시는 한 해 평균 1,5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일 뿐 아니라, 신라 천년고도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민족예술의 발상지라며 ‘고 이건희 컬렉션’ 유치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시가 주목하는 기증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달된 2만1,600여 점의 고미술품. 이 중 신라 관련 유물도 상당수 있는 만큼 가져와야 할 명분이 충분하다며 국립중앙박물관 측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근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손일봉, 김만술 등이 후학을 양성했던 국내 첫 예술전문대학인 ‘경주예술학교’가 있던 곳도 경주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회화, 서예, 조각, 도예 등 1,000여명이 넘는 각 분야의 예술인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고, 솔거미술관, 우양미술관, 알천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고 이병철 회장과 경주와의 남다른 인연도 명분으로 작용한다.
그는 경주이씨 판정공파 후손으로 중앙종친회장을 맡았는데, 경주 동천동 소재 경주이씨 제실 앞에는 그가 친필로 직접 쓰고 희사한 ‘경모비’가 자리 잡고 있는 등 고 이병철 회장과의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에 시는 경주이씨 종친회와 손잡고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 측에 뜻을 전할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대통령 지시 이후 현재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로 서울만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건립돼야 하고 경주같은 중소도시에 세워질 때 더 큰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