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하하호호 웃음 소리가 들리길

지유라 가가호호전시 포스터
지유라 가가호호전시 포스터

(서울=국제뉴스) 김서중 기자 = ‘가가호호 하하호호 展’ 지유라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이 4월 19일(월)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6길 20.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지유라 작가는 2012년부터 집에 대한 주제로 나무에 집을 그리고 있다.

“그녀의 집을 가만 살펴보면, 힘든 시절의 집보다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강렬하게 떠올리는 소중한 자유로움과 동화 속의 평화로운 집이 사진처럼 등장한다.

지유라 엄마의 봄 2020 acrylic on wood 117x69cm 소
지유라 엄마의 봄 2020 acrylic on wood 117x69cm 소

지유라는 집의 원근법이나 비례 등에서도 그다지 관심 두지 않고 어린아이 눈으로 본 것처럼 자유롭게 오밀조밀하게 풀어낸다.

이런 시각에서 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집의 의미는 마치 장욱진의 가슴속에 두었던 집처럼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곳으로서의 집인 것이다.

동시에 지유라에게 있어 집의 존재는 세상에서 쫓기듯 살아온 이들에게 쉬어 가라 자리를 내어주는 평안한 거처로서의 집인 것이다.”

가가호호 봄2021 acrylic on wood 122x160cm
가가호호 봄2021 acrylic on wood 122x160cm

평론가 김종근의 평론처럼 지유라 작가가 생각하는 집은 가장 편안하고 꿈을 꾸는 행복한 곳이다.

이번 전시는 ‘집은 사는 사람에 따라 변한다’는 주제이다. 작가는 집의 외관을 그리지만 가는 집 앞의 풍경을 이룬 사물들을 통해 그 안에 사람사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지유라 작가는 말한다. 얼마 전 윗집에 새로 이사를 왔다. 그전에는 조용하던 윗집에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층간 소음은 적잖은 스트레스가 되었다. 올라가서 조용히 하기를 부탁할까 화를 내야 하나 며칠 고민을 하다 가만히 소음에 귀 기울였다. 하하호호 깔깔 웃음소리였다.

천천히家 2019 acrylic on wood 100x63
천천히家 2019 acrylic on wood 100x63

뭐가 그리 즐거울까? 문득 우리 집에선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해졌다.

집을 그리기 위해 집 여행을 다니다 보면 집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노부부의 느릿한 대화 소리, 탁탁 빨래를 털어 너는 소리, 달강달강 요리하는 소리, 누군가와 반갑게 나누는 전화통화 소리. 집에서 나는 소리는 그 집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집은 사는 사람에 따라 소리도 바뀌고 분위기도 바뀐다.

윗 집주인이 바뀐 지 5개월이 넘어간다. 여전히 하하호호 깔깔이다. 가끔 그 소리에 나도 어이없이 웃는다. 웃음소리를 뭐라 하겠는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모든 집에서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들리길 바란다.

지유라 작가는 지난 2013년 ‘지유라 첫 번째 집들이’를 시작으로 개인전을 매년 이어오고 있으며, 다양한 작가들과 함께 60여회 단체전 등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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