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담그기 위해 갠지스강을 찾은 힌두교 신자들. (국제뉴스DB)
몸을 담그기 위해 갠지스강을 찾은 힌두교 신자들. (국제뉴스DB)

(인도=국제뉴스) 박원준 기자 = 힌두교의 성지인 인도 북부 하리드와르에서는 순례자들이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근다. 그 옆에서 소년들은, 생계를 위해 갠지스강에 몸을 담근다.

AFP통신이 갠지스강에서 공물을 줍는 아이들의 삶을 소개했다.

13살 소년 라플 싱, 순례자가 갠지스 강에 던지는 공물을 주워 생계를 유지한다.

싱은 매일 6시간씩 끝에 자석을 부착한 긴 막대기를 손에 들고 가슴까지 내려오는 깊이의 강에서 순례자가 던진 귀중품을 찾는다.

30루피(약 400원)어치의 동전을 손에 쥐자 AFP통신에 힘들지만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수영을 잘한다고 해서 '진어'라는 별명을 가진 야답 씨는 6년 전 1300달러(약 146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발견했다. 

22세가 된 지금 야답은 싱 등 15명의 동전 줍기 소년들을 이끌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전역에 록다운(도시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하리드와르를 찾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수개월간 끊겼다. 야답이 인솔 중인 동전줍기 소년들은, 수중에 있는 얼마 되지 않은 돈으로 생활을 이어왔다.

하지만 순례자들과 마찬가지로 야답의 갠지스강 신앙은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순례자들이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다시 동전 줍기를 할 수 있게 됐다.

"갠지스 강은 우리의 어머니다. 결코 아이들을 공복인 채로 재우는 일은 없다"라고 야답은 이야기한다. 

힌두교의 종교의례에서 강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자들은 돈과 옷, 장식품 등을 강에 바친다.

동전 줍기 소년들은 강바닥에 가라앉는 공물인 귀금속을 발로 더듬기도 하고, 물에 빠져 맨눈으로 찾기도 한다. 하루 벌이는 1인당 300~400루피(약 4500원~6000원) 정도. 

동전을 지폐로 교환하려면 2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보석은 암시장에서 소매가의 절반에, 구리나 스테인리스 제품은 금속 부스러기로 판다. 동전을 충분히 줍지 못하면 종교용품를 주워 팔러 간다. 

싱은 2년 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인근 집에서 뛰쳐나와 하리드와르로 왔다. 친구에게서 수영법과 동전줍기를 배웠다. 싱은 강 근처 슬럼가 판잣집에서 동전 줍기 소년 수십 명과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싱은 "집 근처는 긴장 상태여서 아주 가난했지만 지금은 여기서 행복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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