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W중외제약, 종근당, 보령제약, 비씨월드제약 로고 (사진=각 기업 홈페이지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중동 4개국(쿠웨이트ㆍ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ㆍ카타르)을 순방하며 양국 기업의 수출입 계약 성과를 올린 것에 대해 거품이 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때아닌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이더블유(JW)홀딩스, 비씨(BC)제약 등 국내 제약사 2곳은 이번 순방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사 에스피시(SPC, Sudair Pharmaceutical Company)社와 2000억여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앞으로 5년간 JW홀딩스는 항생제와 수액제을 포함한 4품목, BC월드제약은 진통제, 고혈압 제제, 결핵 치료제 등의 완제품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거나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

또한 보령제약과 종근당은 각각 항암제 8개, 4개 품목 등에 대한 기술이전과 수출 협약(MOU)을 SPC社와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약품 수출예상액 2000억원 중 500억원은 구체적인 근거 없이 막연히 꾸며낸 수치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복지부 해외의료진출지원과 관계자는 "SPC社와의 MOU 체결 등을 위해 현지에 동행한 제약사 고위 관계자가 직접 전달해 확인한 금액"이라며 "이 제약사는 계약 내용에 따라 5년간 최소 500억원 이상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과 부풀리기' 의혹이 확산되자 복지부 해명에도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前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현 정부를 비난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 前 대통령은 임기 내내 자원외교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지만, 퇴임 이후 확인된 것은 수십조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혈세 낭비였다"며 "박 대통령은 없는 성과를 부풀리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국민에게 보고하는 정직한 모습을 보여 달라"고 전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새누리당은 이번 순방 성과에 대해 '창조경제로 사막에 꽃을 피운 외교'라고 평가하고 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우리 경쟁력을 확인하고 미래 성장의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됐다"며 "순방 성과를 깎아내리기보다 미래를 위한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가 SPC社의 투자 여력이나 영업력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국내 기업과의 수출 계약을 주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가 SPC社를 사우디아라비아 수아드르 지역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라고 소개했지만, 이 기업은 2013년 말 설립됐으며 현지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한 실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PC社는 모하마드 빈 라덴이 창업한 사우디 최대 건설업체인 '빈라덴그룹'의 헬스케어 투자회사 HDD(Hearthcare Development Holdings) 자회사로, 현지에서 직접 생산할 수액 플랜트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SPC社와 기술이전과 수출 계약을 맺은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회사 자체적으로 조사를 마치고, 중동 순방 전 방한한 SPC社 관계자들과 2~3차례 미팅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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