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해군 원사 김동일(부산용접&전기직업학교 직업훈련교사)

예비역 해군원사 김동일(부산용접&전기직업학교 직업훈련교사)
예비역 해군원사 김동일(부산용접&전기직업학교 직업훈련교사)

대한민국에 IMF가 시작되던 1998년 3월 복무 중 주간위탁 교육으로 부산기능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먼 거리를 아침저녁 출·퇴근하며, 열심히 군대식으로 공부해 수석 졸업이라는 영광을 발판삼아 2008년 전자기능장, 2012년 전기기능장취득과 함께 전기·전자·통신관련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16종)을 취득해 당시 정년 전역은 2022년으로 10년 후였다. 이렇게 10년 전에 미리 전역 이후 해야 할 일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어느 시점부터인지 왠지 55세 퇴직이라는 게 애매한 것 같이 느껴져서 명예퇴직을 고려해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사회 초년생이라는 제대군인 퇴직자들에게만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나는 싫었다.

다행인 것은 예비역 선배님들의 정성어린 조언이 그 꼬리표가 이정표가 됐으니 말이다. 그래서 결심을 했다. 2018년 5월 명예퇴직이라는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2018년 12월 31일, 명예퇴직 일자가 결정됐고, 전직 지원교육 명령과 함께 하얀 정복을 입고 마지막 근무지에서 함장님과 함정승조원분들께 예를 갖추어 신고식을 하고 마지막으로 명예롭게 이함(함정을 떠남) 했다.

다행인 것은 해군으로서 마지막 근무지로 최신형 전투함정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준 대한민국 해군에 무한한 감사와 고마운 마음을 평생 간직하게 했다.

국방부 주관 전직지원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소정의 교육을 마치고 구직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의 카페 골목에 있는 한 직업학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퇴직을 하지 않은 터라 취업하기에 조금은 낯설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준비해오던 꿈의 직장이 아니던가? 면접 제안에 망설임 없이 무조건 달려갔고, 수습기간을 거쳐 다음해 1월 1일부터 정규직으로 교사 일을 시작하게 됐다.

"지식의 유일한 원천은 경험이다(The only source of knowledge is experience./Albert einstein))"란 아인슈타인의 명언처럼 내가 몸담고 있는 직업학교는 경험을 가장 중요시하는 실무경험이 아주 많은 교사들로 구성되어 30년이 넘는 현장경험을 기반으로 전기, 용접, 조경, 건축배관 이렇게 다양한 NCS(국가직무능력표준)기준 과정을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부산에서 유일한 실무 위주 교육환경조성 등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3년간 꾸준히 우수훈련기관으로 선정된 곳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다른 분야에서 다른 일을 했기에 전혀 맞지 않아 처음에는 엄청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완전초보 전직자 분들이라 보통 4~5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현장실무교육을 습득하기란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 기간에 안전하게 자기 위치에서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끝없는 반복 지도가 요구되고 있다.

초보 전직자가 초보 기술자로 바뀌는데 필요한 것은 과정을 수료하는 것과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이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쉬운 게 아니다.

과정을 수료하는 것은 80%이상 출석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고, 기능사 이상 필기 및 실기를 합격하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때마다 학생들에게 저는 어떤 수능 만점자의 인터뷰를 저는 늘 인용을 하곤 한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김해외고 송영준(2020학년도 수능 전과목 만점자). 물론 항상 듣기 싫어하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고 빛나는 수료증을 받아들고, 자격증을 수령하고 흐뭇한 표정을 지을 때면 그 말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앞으로 전역을 앞둔 예비 제대군인들에게도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사회로 나온 제대군인은 초보 전직자와 다름이 없다. 그래서 고통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는 말을 가슴으로 느끼고 실천해야 한다.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은 물론이고, 적어도 전역 1년 전에는 목표를 정하고, 전역 후 일하고 있는 본인을 그려놓아야 한다. 10년 前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진짜 교사가 되기 위해 자기계발에 더 열중해야 함을 더 느끼게 된다.

왜냐면, 초보 전직자로서 우리 학교에 배우러 온 학생처럼 나도 초보 새내기 교사이기 때문이고, 이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항상 노력하고 더 발전된 그래서 내가 몸담고 있는 직업학교가 전국 최고로 우뚝 서는 그날을 위해 33년 6개월간 군 생활의 뚝심, 인내심처럼 난 오늘도 묵묵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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