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국제뉴스)김만구기자 =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은 34세에 경기대 이사장이 됐다. 41세에는 총장이 됐다. 52(2004)에 횡령 혐의로 구속돼 55(2007)에 징역 26개월에 집행유예 4년 형을 받아 해임됐다.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총장이 되어 분별력이 없었던 같다. 당시 교비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학교가 관선이사 체제로 전환돼 운영되는 등 나로 인해 학교와 학교구성원들이 불명예스러운 피해를 입었다. 과오를 뉘우치고 있다

손 전 총장은 17년을 야인처럼 살았다. 최근 손 전 총장의 경기대 이사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를 인터뷰한 것은 경기대 학생회의 이사선임 반대 이유와 왜 이사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등을 전해 듣기 위해서다.

손종국 전 경기대학교 총장.
손종국 전 경기대학교 총장.

-희수(稀壽)를 앞두고 계신데, 무슨 부귀영화가 있다고, 경기대 이사가 되려고 하나?

선조부의 성암가훈을 제대로 따르지 못했던 것 같아 후회스럽다. 과거의 오명을 씻고 경기대학교가 학생·학부모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교수·교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남은 생을 바치고 싶다.”

선조부인 성암 손창원 선생은 구한말 10대 거부였다. 중국-러시아와 무역을 하면서 번 돈으로 한반도 땅을 밟는 대로 사들였다고 한다. 독립자금을 댔고, 1922년부터 경기초등학교, 인창중-고등학교, 성암여중과 성암여상(현 성암정보산업고등학교), 경기대학교를 세웠다. 선조부는 성암가훈도 집필했다. 사서삼경에서 후손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덕목 636자를 추려냈다. "은혜를 베풀었거든 마음에 두지 말고 은혜를 받았거든 잊지를 말아라", "스승의 가르침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흘려듣지 말고 그분을 존경하기를 아버님 모시듯 하라" 1082자로 만든, 긴 가훈이었다. 한편, 선친은 손 전 총장이 22세 때 돌아가셨다.

-16년 전 횡령사건으로 징역 26개월에 집유 4년을 받았다. 교육계에 다시 선다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은 없었나?

그동안 과오에 대해 뉘우치고 반성했다. 철이 없었던 것 같다. 과거의 오명을 씻고 선대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싶다. 모든 사안을 내 주장에 앞서 학교와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학교 구성원인 학생·교수, 교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와 의견을 듣는 것은 물론 사회의 관련 인사들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다. 진심이다.”

-지난 해에도 이사에 선임됐다가 교육부의 반대로 선임이 무효화 됐는데...

지난해 8월 손희자 전 이사의 후임으로 잔여 임기를 수행할 이사로 선출됐지만, 교육부가 승인하지 않았다. 16년 전 잘못 등이 불승인 이유인 것 같다. 올해 7월 다시 이사회에서 의결되어 온전히 4년 임기를 수행할 이사로 선출됐다. 다만 이사회 회의록에 오류가 있어서 수정 절차를 밟고 있다.”

-회의록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7명 중 5명이 이사 선임에 찬성했는데, 착오로 선임부결로 오기(誤記)됐다. 회의록이 정정 되는 대로 승인신청을 하면 교육부에서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이제는 언론 등에서 나의 과거를 들추며 비리 인물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손 전 총장이 학교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횡령과 교직원 채용 개입 의혹 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항간의 의혹들은 어떻게 된 것인가?

모든 것이 부덕의 소치다. ‘항간의 의혹 등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 ‘내가 평소 금전적으로 신세를 진 사람을 축구장 관리자로 채용하는 데 개입했다등의 의혹인다 모두 거짓이다. 나는 현재 직원을 뽑는 데에 관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지위에 있지도 않다.”

-이사 7명 중 5명이 찬성했으면 의혹 등은 상관이 없는 것 아닌가?

회의록이 정정되면 선임 절차가 재개될 것으로 본다. 다만 지난날 과오 때문에 아직도 나를 불신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학교와 학교 구성원들에게 불명예스러운 피해를 입혀 십 수년을 속죄하며 살아왔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경기대학을 걱정하는 모든 분들에게 사과를 드린다. ”

손종국 전 경기대학교 총장. 
손종국 전 경기대학교 총장. 

-16년을 야인처럼 버텼는데, 어떤 일들을 하며 지냈나?

특별히 활동한 것은 없다. 다만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ROTC 중앙회 회장을 맡아 ROTC출신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했고, 이 당시 ROTC 출신들이 사회정착에 필요한 교육기관의 설립 필요성이 있어서 실용적인 학과 중심의 대학원대학교 설립 절차를 진행시켰다.”

-학교를 너무 오래 떠나 있었던 것 아닌가?

이 학교는 1920년 암흑기에 월남 이상재 선생과 함께 애국계몽운동을 하던 손창원 선조부께서 민족의 문맹퇴치를 위해 설립했다. 나도 과거 모든 재산을 학교에 기부했다. 남은 생애에 이러한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 무엇을 어떻게 해야 건학이념이 실현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탐구해 학교발전에 헌신하고자 한다.”

-학교발전을 위한 구체적 계획은 있나?

학교는 학생들과 그 구성원들의 것이다.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고, 교수는 연구와 강의에 최선을 다하고, 교직원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운영에 전념하겠다. 협의체를 구성하고, 학사운영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이 되도록 하겠다. 특히 경기발전을 위한 작은 모임을 가지고 있는데, 이 모임을 확대하여 교수, 학생, 교직원 등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 형식으로 만들어 학교의 다양한 의사를 합의된 의사로 이끌어 내어 하나가 된 경기대학을 만들도록 힘쓰겠다. 최근 국제화 시대에 맞추어 교수·교직원의 해외 연수를 강화하여 세계적 안목을 갖게 하는 한편, on tact 문화 트랜드에 맞추어 사이버교육을 강화하여 학교 대면교육을 대체하고 나아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경기대학에 접속하여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또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학교법인 부대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궁극으로 우리 학교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학교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는 데에 헌신할 것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명예를 회복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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