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암리차르에서 반중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에 낙서를 하고 있다.ⓒAFPBBNews
인도 암리차르에서 반중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에 낙서를 하고 있다.ⓒAFPBBNews

인도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틱톡텐센트 등 중국 애플리케이션(앱)의 자국 내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이번 금지 조치가 인도와 미국 기술 기업들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인도의 중국 앱 금지 조치가 자국 기술 기업과 미국 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7월과 8월 틱톡위챗바이두 등 중국 앱을 금지한 데 이어 전날엔 알리페이와 텐센트 모바일 게임 등 118개 중국 앱에 대해 사용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인도 정보기술(IT)부는 "중국산 앱이 사용자 데이터를 무단 전송한다는 불만이 다양한 경로로 접수됐다"며 "우리는 이들이 사용자 정보를 빼돌린다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중국산 앱을 무더기로 금지한 것이다.

인도 정부의 잇단 중국 앱 금지 조치는 중인 국경 분쟁지인 라다크 갈완계곡 지역에서 인도군과 중국군이 '집단 난투극'을 벌여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인도가 금지한 틱톡과 위챗,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 등은 인도 내 수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인도 내 틱톡 사용자는 1억2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인도 정부의 제재는 중국 기술 기업들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캐나다 미래혁신센터(CIF)의 지정학 전문가 아비슈르 프라키시는 "중국 기업들은 중인 분쟁으로 뼈아픈 교훈을 배우고 있다"며 "중국의 대인도 강경 정책이 그들의 사업을 가로챘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조치는 인도 기술 기업과 미국 기업들에겐 기회다. 카운터포인터 리서치의 닐 샤 연구원은 "인도 기술 기업과 인도 시장을 노리던 미국 기업들은 이번 조치로 인도 앱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제 인도 내 틱톡 사용자들은 틱톡 사용이 금지되자 이제 인스타그램 릴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인도 정부의 조치가 즉각적으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릴스는 페이스북 소유 인스타그램이 '틱톡'을 흉내낸 짧은 동영상 제작 및 공유 서비스다.

현재 인도 정부는 중국산 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지만, 최근 제재 범위를 5G(5세대) 통신망까지 확대하며 화웨이 등 중국통신장비업체들 역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인도 정부의 연이은 '중국 때리기'가 자국 기술 기업과 미국 기업들에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준 가운데, 이를 계기로 이들 기업이 중국 기업을 추월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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