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상황 생생하게 알려주는 수기집 역사관에 기증

"나는 최근에 일제의 강제동원에 끌려가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최악의 삶을 살면서 쓰신 우리 아버지의 '태평양전쟁 실기집'을 다시 꺼내 읽었다. 아버지의 실기집을 읽는 내내 일제하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겪었던 비참했던 과거사의 당사자가 바로 내 아버지였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슴이 메여 왔다" -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총서1 수기집 '태평양전쟁 실기집' 중에서-

태평양전쟁 실기집 표지/태평양전쟁 실기집 내지(제공=일제강제동원역사관)
태평양전쟁 실기집 표지/태평양전쟁 실기집 내지(제공=일제강제동원역사관)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강제동원 피해자 故 장윤만 씨가 직접 당시의 경험을 기록한 '태평양전쟁 실기집'을 장현자 씨(장윤만의 장녀)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실기집'은 장윤만 씨가 1944년 6월 징병된 후 45년 6월 미군의 포로가 되기 직전까지 과정을 기록한 수기로, 처음 두루마리에 작성된 것을 귀환 후 동생이 책으로 제작했다.

장윤만 씨는 1944년 6월 징병돼 7월 12일 일본군 경성사단사령부 오키나와 현 아카지마 특설수상근무부대 제103중대를 거쳐, 45년 6월 8일 오키나와 현 남부 자마미지마에서 미군의 포로가 됐다.

'실기집' 감수를 진행한 반병률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강제동원 피해자가 남긴 생생한 자료로, 국민들에게 강제동원의 실상을 알려줄 수 있고, 문학작품의 소재로 활용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이번 기증을 진행한 역사관 관계자는 "현재 역사관은 북해도 고락가, 반일고려독립청년당실기, 남양군도 징용살이 등 강제동원의 경험과 목격담에 대한 기록을 소장 중"이라며 "'태평양전쟁 실기집'과 같은 수기류는 피해자들의 구술자료 만큼,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기증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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