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벡스코서 '제8회 부산국제 화랑아트페어' 전시
“다초점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듯 어떤 눈높이도 맞춰주는 작가의 세계”

(사진촬영=정천권기자)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동구 작가.
(사진촬영=정천권기자)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동구 작가.

(경남=국제뉴스) 정천권기자 = 세상을 바라볼 때 흔히들 렌즈를 통해 시각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초점렌즈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면 어떤 자세든, 고개를 들거나 내리는 등의 동작을 하지 않고도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도 자연스레 초점이 맞춰지는 장점을 발견한다.

국내 중견 미술작가인 박동구씨(55)는 작품의 기법이 다양한데도 어떤 작품을 누가 보더라도 이해하기 쉬울 뿐 아니라 편안함과 아늑함을 더해 자신도 모르게 작품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그의 인생의 역경을 통해 한층 성숙한 작품의 세계가 다초점렌즈로 통해 세상을 보듯이 한번 걸러내고 관람객들의 눈앞에 작품이 전시된 탓일까. 아니면 다양한 그의 경력과 독특한 기법이 주는 작가만의 고유한 작품세계인 것일까. 아무튼 그의 작품세계는 어떤 사람의 눈높이도 맞춰주는 장점을 지녔다.

매화, 해바라기, 부엉이, 잉어, 주상절리, 갈매기 나는 바다, 꽃과 새 그리고 해와 달 등 모두가 우리와 친숙한 소재들이며 자연그대로를 담고 있다.

지난 8월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3홀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8회 부산국제 화랑아트페어’에서 전시되고 있는 박동구작가의 작품을 지나칠 수 없어 발걸음을 멈췄다.

부엉이들이 꽃을 끼고 두 눈을 부라리며 쳐다본다. 그 옆에는 주상절리의 자연을 품고 갈매기들이 한가로이 날개 짓을 하고 있다.

박동구작가의 작품속에 표현되는 다양한 소재들은 모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처음 동양화를 전공한 그의 이력 때문인지 사군자(四君子)의 사계절을 의미하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의미처럼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부엉이, 잉어, 해바라기, 주상절리 등 다양한 소재는 자연물이면서도 건강과 재물 등 복을 가져다주는 소재로 사용했다.

매화와 부엉이 작품.
매화와 부엉이 작품.

또한 대부분 작품에 등장하는 매화는 자신의 인생을 말해주듯 인고의 세월을 담고 있으며 작품을 관람하는 이들에게도 인내와 성숙을 통해 아름다운 매화꽃을 피우듯 인생에서도 잔잔한 미소를 소망하는 뜻을 품고 있다.

“사람의 인생에는 고진감래가 있듯이 작가의 인생도 수많은 역경과 추위를 겪어내고 또 견디면서 화려한 꽃망울을 피운다는 의미로 그려냈습니다.”라고 박동구 작가는 말하며 전시회를 찾으신 분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에 담고 있는 아름다운 꽃망울을 피우고 복과 재물의 기운을 이미 가졌다고 강조한다.

작가는 30여년의 작품 활동 기간 동안 동양화 전공이었던 수묵화를 시작으로 채색화, 목각화로 옮기는 등 3번의 작품세계의 변화를 겪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동서양화를 넘나들 뿐 아니라 재료 또한 다양하게 쓰고 있다.

작품이 화려함보다는 어떤 사람, 어떤 시각에서도 편안하게 느껴지고 입체적이며 생동감이 돋보이는 것 또한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의 변화와 재료와 소재의 다양화를 끊임없이 추구한 그의 노력의 산물이다.

여기에다 편백나무나 은행나무를 조각하거나 돌가루를 이용한 꽃을 형상화하는 기법은 현대미술의 영역에도 독특한 ‘박동구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박동구 작가의 목각화는 말 그대로 마른나무에서 꽃을 피우듯 인고의 세월인 것이다.

훌륭한 목각화의 재질이 되는 것만으로도, 나무를 건조하는데 걸리는 시간만도 3,4년을 견뎌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나무는 은행나무와 알마시카라는 수입목인데 박 작가의 작품에 사용되는 나무는 건조하는데만 3~4년이 걸린다.

수년을 기다린 나무들은 박 작가의 손을 애타게 기다리다 손을 거치면서 꽃이 되고 잉어가 되고 부엉이가 되고 살아서 숨을 쉰다.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단국대 일반대학원 동양학과를 졸업한 박동구 작가는 당진시 설치미술협회회장과 (사)한국미술협회 당진지부장을 역임했으며 단체전과 각종 공모전에서 30여 차례 입상을 한 중견작가이다.

고즈넉한 바다와 갈매기들의 모습.
고즈넉한 바다와 갈매기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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