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외고 소위원회, "2개 의제 아닌 새로운 의제 채택"요구
이석문 교육감 "공론화 충분히 시간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일반고 전환과 이전의 문제를 두고 제주외고 학부모회, 지역주민과 제주도교육청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교육부가 2025년까지 2조 2천억원을 들여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해 전국의 모든 외국어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를 일반고 중심의 고교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사고‧외고‧국제고 2025년 일반고로 전환이 되면 외고의 학생 선발과 배정은 일반고와 동일하게 운영되며, 학교의 명칭과 특성화된 교육과정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할 수있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에서 전국 최초로 운영하는 제주도공론화위원회에서 두번째 의제로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는▲제주외고를 제주시 동지역으로 옮겨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는냐와 ▲제주외고를 그 자리 두고 읍면 비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느냐는 2가지 방안을 설정했다.

그러나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과 이전을 두고 해법을 찾지 못하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  쟁점1. 제주외고 이전 공론화 청원인 자격미비 원천 무효 주장

제주외고 제주외고 학부모와 학생,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제주외고 운영위원회 학교활성화방안 소위원회'(이하 제주외고 소위원회)는 공론화 의제 선정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 추진중인 공론화 의제는 원천 무효이며 다시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

이유인 즉 "제주외고 이전 공론화 청원인과 청원동의인 500여명이 자격비미하다"며 이들은 원천 무효 소송 및 가처분신청을 조만간 법원에 제출할 예정임을 밝혔다.

제주교육공론화의제는 제주도 조례 제2193 9조 2항에 의해 제주도민의 청원과 500명이상의 청원 동의자 여부가 필수 조건이다.

공론화 제2호 의제와 관련 지난해 12월 24일 교육청 홈페이지 도민청원 코너에 청원의 글이 청원인 문○○이 “제주외고 동지역으로”란 제목으로 작성하여 게시됐다.

지난해 12월 24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도민청원 코너에 청원된 글
지난해 12월 24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도민청원 코너에 청원된 글

이에 제주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7일 제2호 의제 방향을 논의하고 11개 의제들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을 두고 제2호 의제를 결정했다.

총 6차례의 공론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면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외고 전환 모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제주외고 소위원회는 "교육 이해당사자인 우리들은 의제가 선정되는 줄도 몰랐다"며 "공론화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청원자와 청원동의자 500명에 대해 제주도민 여부를 확인을 요구했으나, 교육청은 이를 회피하고 공론화위원회로 책임을 넘기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는 제주외고 소위원회와 면담시 청원자와 청원동의자 500여명의 도민여부를 확인해주기로 확답 받았으나 담당부서인 정책기획과는 회시하지 않고 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공론화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들은 제주외고 이전을 논하는 공론화는 의제의 타당성 여부를 논하기 이전에 청원인 청원자와 청원동의인 자격(제주도민-제주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에 500명에 대한 '제주도민 여부'를  확인을 회피하고 있는 바 공론화 의제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제주외고 이전을 논의하는 것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민청원 코너는 핸드폰으로 본인 인증 여부만 확인 될 뿐 국내외 거주지는 알 수 없다.

박희순 제주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은 "온라인청원인 경우 도민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실제 도민이 아니더라도) 공론화를 중단할만한 중대한 하자가 아니다"라며 "자문 변호사 등에게 법리적 해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 쟁점 2. 제주외고 일반고전환 모형  허울 뿐…신제주 이전을 위한 명분쌓기

제주외고 소워원회는 제주외고 이전과 직접 관련 없는 '고교학점제'를 들고 나오며 제주시 동지역 과밀학급 문제까지 제주외고와 결부시키며 신제주권 이전으로 여론을 유도하는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청 공론화 과정에서 보여준 불통에 대해 각계에서 소통하라는 요구가 쏟아졌으나 일방적인 설명회, 알맹이 없는 내용으로 소통일수를 늘려가며 소통횟수를 카운드하며 이를 소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학부모들의 반대 속에서도 설명회를 강행했지만, 정작 설명회에는 학부모 2명만 참석했을 뿐"이라며 "전체 학부모들이 강력하게 참석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교육청에서 설명회 참석에 대한 수차례 문자를 받았다"며 이는 강행이 아니고 무엇이냐고"고 따져물었다.

또 이번 6일 진행된 전문가 토론회는 물론 오는 22일 예정된 도민참여단 토론회에서 제주외고 학부모 참석을 위한 공문 한장 보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월 7일부터 11차례의 면담을 통해 제주외고 활성화 방안 마련 간담회, 학부모 의견 청취, 전화 면담 및 대화 의제 제의,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 공론화 학부모 면담, 제주외고 교육현황 및 외고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 등을 청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고 학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숙의 민주주의 조례에 근거한 공론화 목적
과 과정도 안내 했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외고 학부모 참여 장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하며 학부모의 도민참여단 토론회 참가 수용 의견까지 확인했다"고 답했다

또 공론화과정 5차 면담시 일반고로 전환하면 외국어 중점학교 또는 외국어특성학교 과정도 가능하고 제주외고 명칭 사용이 가능함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 쟁점 3. 학교신설 불허라는 교육부 입장과 대치되는 현실성 없는 정책 강행

제주외고 소위원회는 "학교 입장을 대변한 직간접 관계자들로 인해 학교 내 갈등이 깊어지고있다"며 " 학교신설과 불허라는 교육부 입장과 대치되는 현실성 없는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주도교육청이 학교 특성에 따른 교육지원을 특혜로 포장하고 과밀학급을 가져온 교육청 정책실패를 제주외고로 돌리고 있다"며 "전문가 토론회 역시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을 논의한다 면서 실제로는 2가지 안에 대해 학교 이전 여부만을 다투는 의미없는 논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외고는 2003년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의 필요에 의해 설립된 학교 인 만큼 설립목적에 맞게 정체성이 유지되고 발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 유일의 외국어 교육과정과 자율적인 학풍을 이어나가고 있고, 300명이라는 소규모 학교로 그 역할을 알차게 수행하며 제주교육의 미래를 알차게 끌어나가는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소중한 모교의 이름인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이름을 지켜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 이석문 교육감, "충분한 시간 갖고 공론화 관련 추가적인 논의 거치겠다"

이처럼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을 두고 논란이 심화되자 제주외고 소위원회는 처음으로 이석문 교육감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7일 오전 제주도교육청에서 이들과 면담을 통해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일반고 전환 공론화 과정와 관련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공론화 과정에 직접 참석해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펼쳐달라"며 "다만 법적으로 어떻든간에  외고·자사고 등 특목고는 폐지돼야 하고 법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육감의 독자적 결정보다는 공론화 절차를 거쳐 충분히 토론을 해서 결정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큰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번에 끝나는게 아니고 충분히 내용을 알고 숙의를 여러번 거치는게 좋을 것 같다"며 "하지만 공론화  기간을 마냥 해를 넘기며 늘어질 수 없으니 적정한 기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오는 22일 예정되어 있는 도민참여단 토론회 이외에 추가적인 절차를 거칠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은 당초 계획인 도민여론조사가 끝난 후 사후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9월 중순 채택하는 계획은 연기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다시 말하면 추가적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지 그 최종 결정 기한인 9월 중순이 크게 변동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교육감은 "제주외고 이전을 처음부터 내가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며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이전이 결정돼도 들어가는 예산이 만만치 않아 내가 직접 나서서 책임을 질 수 없는 부분으로 충분히 고민한 결정이 나오면 결과대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전경.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전경.

# 제주외고 소위원회, 기존 2개 의제 아닌 새로운 의제 채택 요구

이석문 교육감은 공론화 절차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의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한발 양보했지만, 제주외고 소위원회는 기존 2개 의제가 아닌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며 이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도민토론회는 불참을 확실시 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방안은 '일반고로 전환된 제주외고를 현 위치(제주시 애월읍 애월읍 고성남길 34) 존치후 외국어중점학교 운영이다.

박준영 제주외고 학교운영위원장도 “투명성이 보장되고 이전 문제 말고 진정한 제주외고 발전방안을 제시하면 도민토론회 참석할 여지는 있다”며 “도민토론회를 연기해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순 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은 “공론화 일정은 공론화위원회에서 결정할 부분이지만, 외고 학부모들과의 대화를 통해 요구하는 방안을 공론화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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