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첫날부터 8일간 휴가 '장기 공백'
29일 오전 CBS 김현정 뉴스쇼 일일 앵커 진행
원 지사 '도정 전념' 약속 잊은 채 '중앙 전념'만

지난 달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일일 앵커로 출연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모습 [사진=원더풀 TV 캡쳐]
지난 달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일일 앵커로 출연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모습 [사진=원더풀 TV 캡쳐]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 제주 도민만 바라보고 일을 하겠다며,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던 원희룡 제주도지사. 불과 2년전인 2018년 4월 그가 제주도민들을 향해 읍소한 말이다.

원 지사는 당시 "제주도지사와 중앙정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으려는 욕심을 냈던 때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문제이고 저의 책임이다. 저는 제주도지사의 일에 전념하겠다"고 제주도민들과 굳게 약속했다.

그런데  '도정 전념'을 약속했던 원희룡 도지사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중앙 전념'에만 신경쓰고 있는 모양새다.

원 지사는 지난 5월 중순부터 대권 도전의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대선에 모든 것을 걸고 던질 고민을 하고 있다. 예전의 원희룡은 잊어달라"며 "보수 영역을 넓히고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일어설 수 있는데 (내가) 적격자라고 생각한다"며 수시로 서울 오가며 언론 노출을 늘리고 중앙정치와 접촉면을 넓히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원지사의 발언은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원지사는 미래통합당 회의 등을 위해 다른 지역 출장도 잦아지며 도청을 비우는 날도 늘었다.

이 같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부적절한 대권행보와 부적격 인사를 두고 말이 많다. 특히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이 내려진 김태엽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해 논란의 축에 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원지사가 지난달 29일 오전 7시 생방송으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일일앵커를 맡아 진행해 이에 대한 곱지 않는 시선은 제주도 내부는 물론 도내 정가 곳곳에서 제주 현안에 소훌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 1일  민선 7기 취임 2주년을 맞아 도정 현안에 대한 공개 회견을 하지 않고, 서귀포시장에 대한 임명과 코로나19 방역과 관련 담화문을 서둘러 발표한 후 2일부터 8일까지 하계 휴가까지 떠났다.

당시 한 지역 방송사가 원 지사에게 “중앙언론 인터뷰는 많은데 지역언론은 피하는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도청을 떠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도내 일각에서는 "라디오 일일 앵커를 맡아 진행할 시간은 있고, 취임 2주년 맞아 도정 현안에 대한 설명을 할 시간은 없느냐"며 "대체 제주도정에 관심은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고 혀를 끌끌 찼다.

앞서 김태석 전 제주도의회 의장도 전반기 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대권 행보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 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전 의장은 "지금 제주에는 현안이 산척해 있다. 물론 원 지사의 대권 도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적하다"고 지적하며 "지금은 코로나 19 사태로 도민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태다. 제주의 현안에 집중에도 모자랄 판에 어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냐"고 비판했다.

이처럼 도민들의 원성을 뒤로 한 채 대선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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