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정보국(CIA)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한국편 지도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돼 있다. (사진=CIA 홈페이지 캡처)

(서울=국제뉴스) 박소라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한국편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하고 있어 논란이 뜨겁다.

앞서 해당 지도에 '독도'와 '다케시마(竹島)'의 중립적 명칭인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가 삭제됐다 복원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명칭은 5일(현지시각) 일본편 지도에만 등장했으며, 이에 대해 CIA 측은 "수정 과정에서 일어난 업무 실수"라고 해명했다.

CIA 홈페이지에서 '정보창고(Library)' 메뉴에 들어가 국가정보보고서인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을 클릭한 뒤 '참고(References)'에서 '지역과 세계 지도(Regional and world maps)'를 살펴보면 아시아 카테고리에서 한국과 일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주요기관들이 국가정보를 인용할 때 기본 잣대로 활용하고 있는 '월드팩트북'에서 대한민국전도와 함께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된 것에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해외 기관이나 업체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토종 기업들이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아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동안 일부 포털사이트부터 인기 모바일 앱, 화장품업체, 병원 등에서 '동해'가 아닌 '일본해', '독도'가 아닌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지도 사용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뛰어난 미적 감각과 의료기술로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는 성형외과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나타내고 있어 구설에 올랐다.

'동해'와 '독도'로 안내된 다음이나 네이버 지도를 사용 중인 대다수 성형외과와 달리 드림성형외과, 신데렐라성형외과, 유진성형외과, 리본성형외과 등은 각각의 홈페이지에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구글 지도를 올려놓고 있다.

▲ 6일 신데렐라 홈페이지에 있는 구글 지도에 '동해'와 '독도'가 각각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다. (사진=신데렐라 홈페이지 캡처)

드림성형외과는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 왼쪽에 있는 '퀵메뉴(Quick Menu)' 중 '오시는 길'을 클릭하면 지도를 통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병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신데렐라성형외과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본성형외과는 각각의 홈페이지에서 '병원 소개' 코너에 있는 '오시는 길' 항목을 누르면 지도를 살펴볼 수 있다.

유진성형외과는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 오른쪽 상단 부근에 있는 '지도(Maps)'를 클릭하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병원 위치를 볼 수 있는 지도가 나와 있다.

▲ 6일 유진성형외과 홈페이지에 있는 구글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로 안내돼 있다. (사진=유진성형외과 홈페이지 캡처)

드림성형외과, 신데렐라성형외과, 리본성형외과, 유진성형외과에서 각각 사용 중인 지도를 축소하면 '동해'가 아닌 '일본해', '독도'가 아닌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성형외과들은 지적이 나오기 전까지 '동해'와 '독도'가 각각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소개된 지도를 사용 중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드림성형외과 관계자는 "구글 지도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자세히 보진 못했다"며 "내부적으로 살핀 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데렐라성형외과 상담원은 "사용 중인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는지 몰랐다"며 "담당자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본성형외과 홍보 담당자는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나와 있지 않고, '동해'와 '독도'로 안내된 다른 지도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유진성형외과 관계자는 "현재 쓰고 있는 지도에 본원 위치가 정확히 표시돼 있지 않아 어차피 구글 대신 네이버나 다음 지도로 바꿀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미국 등 글로벌판 페이지를 구축한 이 성형외과들은 내원하려는 해외 환자들에게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인식하게 할 가능성이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또 일본 정부가 현재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유포하고 있어 역사 왜곡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리앙쿠르 암초'와 '일본해'가 나와 있는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체 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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