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재발방지 위해 정례적인 시민 모니터링 실시하라!

지난 11월27일 길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한 전문의가 3살 유아의 턱 봉합 수술을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의사는 수술당시 위생장갑도 끼지 않았으며 수술 바늘에 실도 제대로 꿰지 못했고 봉합 결과도 엉망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전공의 1년차로 당일 응급실 당직의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대신 진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병원은 음주 수술을 한 전공의와 당직의사를 파면했으며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관계자들도 보직해임 등의 문책을 내렸다. 음주 수술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특히 응급실은 위급한 상황의 환자들을 진료하는 곳이다. 작은 실수 하나로도 큰 의료사고가 될 수 있기에 음주 수술은 그 자체로 크나 큰 범죄행위이다. 만에 하나 수술 과정의 실수로 인해 어린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졌다면 어쩌려고 했는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음주 수술을 한 의사는 직업윤리 의식을 망각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66조와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조항을 근거로 해당 의사를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음주의료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 이에 대해 국회는 음주의료행위 방지법을 만들길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사건은 정황상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볼 수 없다.

길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12년 째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된 곳이다. 응급의료기관 평가는 시설·장비·인력 법적기준 충족 여부 뿐 아니라 응급의료서비스의 질에 대한 지표도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실제 응급실 운영과 동떨어진 평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응급실 운영 매뉴얼이 제대로 작성돼 있는지, 응급실 운영 체계와 시스템의 허점은 없었는지 꼼꼼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길병원은 현실과 동떨어진 따로국밥 평가로 최우수 기관이 된 것이 아니라면 응급실 운영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 이를 인천시민들과 환자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사회적 병폐가 의사사회에도 깊숙이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병원 측은 당직 의사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응급실 호출이 왔고 당직의사도 아닌 1년차 전공의가 음주 상태였음에도 진료와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당직의사는 2년차 전공의였다.

화장실을 간 잠시 간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음주 상태의 의사가 대신 봉합 수술을 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의사 사회는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엄격하기로 소문나 있다. 길병원은 혹여 라도 의사 사회의 잘못된 계급구조의 갑을 문화가 이번 사건의 원인은 아니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응급의료기관이라 평가받는 길병원에서 있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이다. 길병원은 금번과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자체 정화 및 감시기능 강화 차원에서 병원운영에 있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정례적인 시민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