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8일 개인정보 취금방침에 대한 변경을 사과하며 논란이 된 맥 주소를 수집하지 않기로 수정 공지를 게재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몰 캡쳐)

(서울=국제뉴스) 국윤진 기자 = '사람 중심의 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내세우며 최근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제조업체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과잉으로 수집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3일 아모레퍼시픽몰 게시판 공지를 통해 개인정보 취급방침 일부를 11월1일부터 변경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사항에는 온라인(모바일 포함) 서비스 이용 시 이용자 확인과 서비스 제공, 부정 이용 방지 등을 위해 단말기 모델, 운영체제 정보, 브라우저 정보, 맥 주소 등을 수집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문제는 소비자의 동의 없이 '맥 주소(Mac Address)'를 수집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있다.

맥 주소는 통신을 위해 컴퓨터나 모바일 안에 있는 랜카드에 부여된 고유번호로, 이를 알게 되면 접속 정보와 위치 등 개인 정보를 추적ㆍ유출할 수 있어 대부분의 IT업체는 수집하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맥 주소까지 수집하겠다고 하자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과다하게 수집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아모레퍼시픽몰 회원 A씨는 "화장품 쇼핑몰에서 맥 주소까지 알려고 하는 것은 과잉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게시판에는 "개인정보 변경과 같이 중요한 사항을 회원들에게 메일 등으로 공지조차 안하는 기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장품 기업이 맞나" "몇 년간 사용 안 했던 사이트에서도 약관 변경 공지사항은 사전에 메일로 보내준다" "수집 안 한다고 해도 찜찜하다"라는 의견들이 쇄도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을 의식해 아모레퍼시픽은 닷새 만에 통합 멤버십 '뷰티 포인트' 사이트에서 고객에 대한 맥 주소 수집을 철회한다는 수정 공지를 게재했다.

공지사항에는 "지난 23일 공지됐던 변경안 내용 중 맥 주소의 경우 자사 쇼핑몰에서의 결제사기 방지 등 보안 강화 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고객들의 우려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아모레퍼시픽 홍보팀 관계자는 "쇼핑몰 결제사기 방지, 보안 강화 등의 목적으로 맥 주소를 수집하려고 했으나 개인정보 과다 수집이라는 지적이 있어 바로 수정 조치했다"며 "고객들 불안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은 사죄드린다. 수집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 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에 대해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수집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망법 22조 1항에 의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경우 그 수집항목과 목적, 기간 등을 반드시 알리고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전행정부 개인정보 보호과 관계자는 "업무 수행 상 필요한 정보는 이름, 연락처, 주소 정도가 가장 기본"이라며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동의를 받았더라도 목적과 다르게 이용할 경우 법에 저촉돼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한류 화장품을 내세우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제품 판매에만 몰두하고 고객정보는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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