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돈 80억 행방 오리무중 "투자자들 발만 동동"

▲ 80억대 프랜차이즈 투자자 모집 사건 관련, B씨가 다니던 전주시 A 농협 전경(촬영=오승권 기자)
(전주=국제뉴스) 오승권 기자 = 커피숍 프랜차이즈점 사업을 미끼로 80억원대 투자자를 모집한 희대의 사기극이 전주시에서 벌어졌다.

특히 이번 사기사건의 배후에는 전주시 소재 A농협 대출담당 직원 등이 투자자 모집을 주도하며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도내 금융계에 충격을 주고있다.

이들 농협 임직원들은 사기사건과 관계된 제3자에게 고객들의 금융정보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현금보유액이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허술한 농협의 고객정보 관리 체계 또한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또 사기사건이 노출될 위기에 처하자 사건을 축소.무마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에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6월 전주시 A농협 대출담당 B씨는 지인들과 함께 전주서부신시가지에서 커피숍 프랜차이즈점 모집을 위해 L커피유통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B씨는 고객들의 금융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해 현금 보유액이 많은 고객들에게 접근, 주도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씨는 같은 직장내 동료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해 약 12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동료 직원 D씨는 중국투자금 회수 명목으로 중국통 인물을 찾고 있는 B씨에게 중국무역업을 하는 고객의 입출금 내역 및 대출 내역 등 금융정보를 조회해 소개해 줬다.

B씨와 D씨는 또 다른 농협지점 직원에게 투자금을 받기도 했고, 통장에 잔고가 많은 고객들의 금융정보를 B씨와 D커피회사 법인 관계자에게 유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금융정보 유출과 관련, D씨는 L커피회사 법인 관련자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향응 접대는 물론 현금을 수수했다는 게 관련자의 설명이다.

이에 D씨는 이와 연관된 재판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고객의 금융정보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금품이나 향응을 받고 고객정보를 유출한 적은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으며,  B씨는 사실 여부를 묻는 인터뷰 요청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A농협 감사팀은 '직원 및 고객에 대한 투자 권유, 과다한 채무’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 6월25일 B씨를 면직처분했다.

또한 고객정보 유출과 투자자 모집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D씨는 지난 7월 휴직계를 내고 현재 휴직 중 이다.

이 사건과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A농협 대출담당 B씨는 동업자들과 함께 86억여원의 투자자를 모집했고, 이 중 40억여원은 B씨 단독으로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투자금 모집과 자금추적 과정에 혼선을 주기위해 과테말라에 현지 커피농장 법인을 설립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L커피회사 법인 대표와 실제 사장, 대출담당 B씨는 현재, 관련 형사재판 과정에서“자금 담당을 맡지 않아 돈의 행방를 알 수 없다”는 변명으로 일관, 서로에게 돈을 착복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L커피회사의 속사정을 알고있는  일부 관계자들은 “L커피회사 법인은 B씨와 사채업자 등 동업자 몇몇이 투자자들의 돈을 가로채기 위해 만든 유령회사 일 뿐"이라며 "검.경의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투자자들의 피해를 한푼이라도 줄일 수 있다”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L커피회사 법인은 사업자를 폐쇄했고, 현재 이들이 모집한 86억원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상태로,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돈을 찾기 위해 고소, 고발도 하지 못한채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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