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유나이티드, 동백꽃 달고 자체 연습경기... 결과는 이창민 속한 A팀의 2-1 승리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4.3사건 희생자의 상징인 동백꽃을 달며 도민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꽃이 만개하는 4월, 제주도민의 가슴에는 동백꽃이 핀다. 1948년 제주에서 발생한 4.3 사건의 비극 때문이다. 해방 이후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됐고 그 아픔은 여전히 제주도민과 제주 전체에 남아있다.

제주도 유일 프로구단인 제주 역시 이 역사를 잘 알고 있다. 제주는 그동안 동백꽃 달기 캠페인과 4.3 유족회 아이들을 경기장으로 초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픔을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제주는 올해로 제72주년을 맞는 4.3사건 알리기와 추모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4월 한 달간 유니폼 가슴 부위에 동백꽃 패치를 부착해 도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전국적으로 알리겠다는 의도였다.

당초 공식 경기를 통해 동백꽃 유니폼을 공개하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가 연기되며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제주는 고심 끝에 연습경기에 착용해 사진과 영상으로 팬들에게 선보이기로 했다.

5일 자체 연습경기를 위해 선수들이 먼저 운동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경기 예정 시간을 앞두고 남기일 감독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가슴엔 동백꽃 배지가 달려 있었다.

이후 선수들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하나, 둘 동백꽃 패치를 스스로 가슴팍에 부착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자발적으로 동백꽃 패치를 부착하며 추모의 뜻에 동참했다.

팀의 주장 이창민은 “제주에서 4월에 피는 동백꽃의 의미를 알고 있다. 4.3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큰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군 복무를 제외하고 제주 생활 5년 차를 맞는 안현범 역시 “동백꽃을 달고 뛰니 조금 더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희생자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동백꽃 패치를 달고 진행한 연습 경기에선 이창민이 속한 A팀이 2-1 승리를 거뒀다. 이창민을 비롯해 안현범, 주민규, 아길라르가 중심으로 A팀에 속했고 윤보상, 정우재, 공민현, 임찬울이 B팀으로 맞섰다.

경기 초반 B팀의 실책을 틈타 주민규가 침착하게 상대 골망을 가르며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반 막판 이규혁의 코너킥을 임덕근이 마무리하며 균형을 맞췄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막판 승부가 갈렸다. A팀 아길라르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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