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한 뉴욕의 월스트리트 (자료사진) ⓒSPENCER PLATT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 / AFPBBNews

(미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세계적 경제 타격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세계랭킹 1, 2위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향후 경기가 '브이(V)자'로 회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멈춰섰던 중국은 3월부터 공장과 회사의 조업 재개를 상당부분 완료하면서 일부 경제 선행지표에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질 경우 올 3분기에는 급격한 반등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예상치가 나온다.

이에 해외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르면 올 3분기부터는 경기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종식 점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V자 반등은 물론이고 해외발 국내 영향을 논하기도 섣부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올 3분기 GDP 회복 예상…중국 PMI 지수도 '파란불'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올해 1분기 연율 -6%에 이어 2분기 -24%로 급전직하한 뒤, 3분기 12%, 4분기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GDP가 올 2분기 급락했다가 3분기에 다시 급등하면서 'V자' 회복 곡선을 그린다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3분기에 실질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이러한 예측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조치로 인해 사람들이 다시 식당에 가고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기대에 기반한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아울러 3분기 경제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미국보다 앞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국 역시 지난 3월 상당 부분 조업이 재개되면서 경제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통계청이 발표한 경기 선행지수인 구매자관리자지수(PMI)는 2월 35.7에서 3월 52.0로 급상승했다. 50을 상회하면 경기 확장을, 50을 하회하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종식 시점 예측 못해…'L자' 경기침체 가능성도 여전"그러나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이러한 낙관론에 온전히 기대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졌던 지난 2월만 하더라도 이르면 4월부터는 종식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긍정적 시나리오가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에 급속도로 번져나가면서 이러한 전망은 빗나갔다. 마찬가지로 향후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국 GDP가 2분기 역성장을 토대로 3분기에 반등한다는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인 것"이라며 "현재로선 'V자' 시나리오가 실현될지가 상당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3분기 경제회복 시나리오는 2분기부터 사태가 진정된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을 때에만 나올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5~6월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장 중지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오는 4월 12일 부활절을 기점으로 미국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든다면 지금과 같은 '경제 패닉'이 계속 이어지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우며 '엘(L)자형'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