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를 쓰고 행사에 참가 하고 있는 도쿄의 초등학생들 (자료사진) ⓒAFPBBNews

(일본=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최근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2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현재 일본에선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로 각급 학교의 휴교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아이들이 장기간 집안에 머물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하거나 과도한 공포감을 갖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에 따르면 오사카(大阪)시에 거주하는 소학교(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8)의 경우 최근 "나도 코로나에 걸리면 죽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자주 하고 다닌다고 한다.

이 여학생의 어머니는 "딸이 좋아하던 시무라 겐(志村けん)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얘기를 뉴스에서 들은 뒤 계속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다른 지역의 직장을 다니는 이 학생의 아버지는 귀가 때 신칸센(新幹線) 고속열차를 이용하는데 딸이 "신칸센을 타면 코로나에 감염된다"고 우겨 귀가를 포기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일본의 '국민 개그맨'으로 불려온 시무라는 코로나19에 따른 폐렴 증상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입원치료를 받던 중 29일 숨졌다.

이런 가운데 나라(奈良)현에 거주하는 30대 남성도 오사카의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할 때마다 아들(10)이 "아빠는 코로나 아니냐", "동료에게서 바이러스를 묻혀 오는 게 아니냐"는 등의 얘기를 듣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고베(神戶)시에 거주하는 남자 어린이(11)는 꽃가루 알레르기에 따른 재채기기침 때문에 요즘 집밖으로 나가질 못하고 있다. 친구들로부터 "너 코로나잖아"란 놀림을 받아서 그렇다고 한다.

가나가와(神奈川)현에 거주하는 여자 어린이(10) 역시 최근 아버지가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뒤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이 어린이의 어머니도 "코로나19 걱정 때문인 건 알지만 아이가 감염자 취급을 받다니 충격"이란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오사카부 임상심리사회의 요시하라 게이코(良原惠子) 부회장은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그대로 따라 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평상시처럼 행동해야 한다.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잡담이나 고개 끄덕임만으로도 안심한다"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일본 내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3238명(국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712명 포함)으로 전날보다 31명 늘었다. 사망자는 2명 늘어난 82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 도쿄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87명으로 가장 많고 오사카부가 278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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