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기업도시 내 공사현장 관리부실 행태 ‘만연’...인근지역에 막대한 피해 안겨
남면 양잠2리 주민들 “1주일에 1~2일 제외, 비산먼지로 일상생활 곤란할 정도”

▲ 충남 태안군 남면 양잠리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조성공사 현장사무실 전경.

(태안=국제뉴스) 최병민 기자 = 충남 태안기업도시 내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조성공사를 시공 중인 현대건설 측이 이윤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현장관리를 부실하게 해 인근 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등 민원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점은 해당지역 주민들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허가관청인 태안군 등에 수차례에 걸쳐 피해를 호소해도 불편사항 개선을 위한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은 준공 시까지 수년간 피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처지로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2일 태안군과 시공사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조성공사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오는 2021년 6월까지 41개월간 총사업비 2000억 원을 투입, 충남 태안군 남면 양잠리 일원의 태안기업도시 내 1,259,905㎡(약 38만1500평)의 부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주요 공사 내용은 고속주회로, 타이어 테스트 트랙 11개소 등으로, 2021년 하반기 중 개장한다는 목표아래 현재 약 4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드라이빙센터 건축공사는 현재 설계 중이다. 

문제는, 현대건설과 토목공사 하도급 업체 측이 38만여 평에 달하는 현장을 흙으로 성토하는 과정에 비용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살수차를 충분히 배치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살수작업을 벌이면서 발생하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38만여 평의 부지에 실어다 놓은 성토용 흙에서 흙먼지가 심하게 날리면서 남면 양잠리 등 인근 부락에 피해를 줘 해당지역 주민들은 일상생활조차 힘들어하는 실정이지만, 개선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 태안기업도시 내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조성공사 성토작업 현장.

남면 양잠 2리 최병혁 이장은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조성공사가 시작된 이후로 현장에서 날아오는 비산먼지(흙먼지)에 3년째 시달리고 있다. 특히 어제(4.1)처럼 바람이 심한 날에는 앞을 보기가 힘들 정도"라며 "그간 시공사와 군청, 면사무소 등에 수차례에 걸쳐 개선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해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일주일 중 하루 이틀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흙먼지가 바람(남풍)을 타고 양잠리 쪽으로 날아와 빨래 건조는 아예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그 외에도 농작물, 차량 위에 흙먼지가 수북이 쌓일 정도로 피해를 줘 주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그는 "해당 사업부지의 75% 정도가 우리 마을(양잠 2리)에 속할 정도여서 바로 코앞에서 이런 공사가 진행되는 실정이다 보니, 주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허가관청인 태안군은 선량한 주민들의 심기 불편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업현장 면적이 워낙 방대하고 아직 포장공사가 이뤄지기 이전 단계인 성토작업 중이다보니 바람 부는 날이면 흙먼지가 제법 날리는 게 사실"이라며 "38만여 평의 부지에 대한 살수작업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판단해 작업구간에 대해서만 살수차로 물을 뿌리는 등 규정에 맞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빨리 확인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공사 측으로 하여금 속히 개선토록 조치하겠다"며 "또한, 주민들의 피해상황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벌여 군정 불신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조성공사 현장에 투입된 살수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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