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여성. (로이터/국제뉴스)

(말레이시아=국제뉴스) 박원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외출이 제한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여성가족개발부가 여성들에게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의 목소리를 흉내내고 화장하고 있으라고 조언해 여론의 매를 맞고 있고 사과했다. 

말레이시아는 다른 많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민에게 자택 대기를 명령하고 있다.

여성가족사회개발부는 페이스북에 일련의 게시물을 올려 외출 제한 중 아내가 남편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조언했다.

이미 삭제된 게시물에서는 빨래를 함께 말리는 부부의 그림 옆에, 남편에게 잔소리 하는 것을 삼가하고 도라에몽의 목소리를 흉내내도록 여성들에게 조언하는 설명을 더했다. 또한 재택근무를 하는 여성에게 화장을 하고 캐주얼한 복장이 아닌 옷을 입으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게시물이 올라온 후 소셜 미디어에는 분노나 비난을 나타내는 글이 쇄도했다. 한 사용자는 "왜 집에서 꾸미고 화장하는 것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가? 가르쳐 달라, 부탁한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여성가족사회개발부는 게시물이 일부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지 모른다고 인정한 다음, "앞으로는 주의하겠다"라며 사죄했다.

그러면서 조언의 의도는 외출 봉쇄 기간 중 좋은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며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외출 제한과 고용 불안 등에 따른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가정폭력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외출 제한이 시작된 3월 18일 이후 가정폭력 피해자 등의 전화 상담 문의가 50%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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