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도 춘곤증 극복하려 '러닝머신' 달린다"

▲ 러닝머신 달리는 경주마 모습/제공=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춘곤증(봄철피로증후군)'도 같이 찾아왔다. 봄철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춘곤증은 겨울동안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기운에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피로감인데,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이 나른한 기운을 느끼곤 한다.

1분 안에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경주마들에게 있어 춘곤증은 특히나 달갑지 않은 손님인 데 경주마의 건강상태는 경기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말은 봄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무엇을 할까? 1000여마리의 경주마들이 살고 있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경주마들의 봄철 컨디션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유산소 운동은 경주마들이 춘곤증을 극복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트레드밀(러닝머신) 훈련은 봄철 컨디션을 증진시키기 위한 경주마만의 특별 훈련법이다.

경주마의 숙식처인 마사동에 가면 사람이 이용하는 러닝머신의 10배 크기의 경주마 전용 러닝머신이 있다. 기수가 타지 않고 경주마 스스로 러닝머신을 달리기 때문에,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운동할 수 있으며, 경주마의 체력에 따라 운동 강도와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수영 또한 경주마의 봄철 피로감을 해소시키는 데 제격이다. 다양한 근육을 사용하는 수영은 실제 경주에서 주로 작용하는 근육의 발전을 도와주는 데 이는 피로감을 방지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 수영하는 경주마 모습

또 10분가량 말 전용 수영장 두 바퀴를 도는 것은 경주로를 한 바퀴 전력질주 하는 것과 유사한 체력소모를 지녀 심폐기능 강화에도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운동을 마치면 경주마들은 휴식을 취한다. 특히 수영훈련 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한 뒤 원적외선을 쬐며 온열 마사지를 받는다.

마사지는 경주마의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능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데 사람처럼 근육을 쓰다듬고, 누르고, 주무르는 동작들이 반복된다. 

렛츠런파크 부경 동문병원의 이민현 수의사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봄철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경주마도 춘곤증에 시달린다"며 "러닝머신,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과 마사지를 통해 춘곤증을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다음달 9일까지 경마 시행과 사업장 운영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사업장 전역 특별방역 실시, 외부인 출입통제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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