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FPBBNews

(영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영국이 '제2의 이탈리아'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대국민담화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속화'(accelerating)하고 있다"면서 "영국이 이탈리아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은 이탈리아에 비해 2~3주 정도 뒤떨어져 있을 뿐이다. 이탈리아는 훌륭한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의료진들은 밀려드는 환자에 완전히 압도당했다"며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영국의 확진자 수는 6천650명, 사망자 수 335명으로 스페인이나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확진자 수 증가 속도가 워낙 빨라 4월 초면 이탈리아와 같은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게 존슨 총리의 주장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지금까지 5만9138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중 5476명이 숨졌다. 사망자 기준으로는 발병지인 중국보다 더 큰 피해(3261명)를 입었다.

존슨 총리의 경고는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현재 영국에서는 술집과 식당 등 비필수 상점이 폐쇄됐고, 장기이식자와 기저질환자 등 코로나19 취약계층 약 150만명에게 12주동안 외출금지령이 발령된 상태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계속 거리로 나오자, 당국은 경찰과 공중보건 당국자, 출입국 관리관에게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긴급입법안을 발표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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