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이 절정인 오동도, 여수 바다를 가르는 해상케이블카, 낭만밤바다 펜션리조트

▲ 동백꽃 만발한 오동도 포토존 (사진 심철)

(여수=국제뉴스) 정기영 기자 = 지금, 남도에는 봄이 왔다. 어딘가 청정 지역을 찾아 떠나는 상춘객이라면 전라남도 여수를 추천한다. 푸른 봄 바다, 부드럽게 귓가를 스치는 바람, 감칠맛 나는 먹거리까지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여행자들의 심쿵 여행지 여수를 찾았다.

여수의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곳은 오동도이다. 시린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앙증맞게 오므렸던 꽃 몽우리가 터지기 시작하면 짙푸른 나뭇잎 사이에는 울지 않는 붉은 새가 앉아 있다. 동백꽃이다. 오동도는 멀리서 볼 때 마치 오동잎처럼 보이고, 오동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명칭이다. 1935년에 방파제가 준공되면서 육지와 연결된 육지섬으로 지금은 이 방파제 위로 동백열차가 다니며 한껏 운치를 전한다. 한 때는 오동나무가 많았던 섬이었지만, 지금의 오동도는 주인이 바뀌어 약 3,600그루의 동백나무가 여행자들을 반긴다. 동백꽃은 이른 봄철부터 피기 시작하지만 여수의 경우 온화한 기후 덕분에 한겨울인 12월부터 피기 시작해 2~3월까지 절정을 이룬다.

▲ 동백나무 사이로 놓인 데크길 (사진 심철)

오래된 동백나무 사이로 놓인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잠시도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 동박새의 울음과 푸득거림에 눈과 귀를 집중하게 된다. 자칫 우울한 봄이 될 뻔 한 시간들이 활짝 핀 꽃으로 인해 꽃 시간이 된다. 동백꽃은 나무에 피어있을 때보다 땅에 떨어졌을 때 그 진가를 발한다. 봉우리 째 떨어진 앙증맞은 꽃들을 모아 섬 곳곳에 예쁜 포토존을 만들어 여행자들이 추억 만들기에 좋다. 조선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곳의 시누대로 화살을 만들어 10만 왜군을 물리쳤다는 시누대 숲을 비롯해 후박나무, 광나무, 돈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숲 터널을 이루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바다 절벽의 풍경은 이곳 오동도에서 놓칠 수 없는 풍경이다.

여수의 바다 위를 나는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여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오동도 입구 자산공원과 돌산도 돌산공원을 오가는 국내 최초의 해상케이블카로 섬과 육지를 연결한다. 바다 위를 통과하며 바람을 가르고, 강화 유리 바닥의 크리스털 캐빈은 발밑에 펼쳐지는 바다를 그대로 볼 수 있어 짜릿한 스릴감마저 느낀다. 거북선대교를 지나며 보이는 풍경은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여수의 또 다른 모습이다. 푸른 바다에 즐비한 어선들은 항구 도시의 면모를, 종포해양공원과 고소동 천사벽화의 알록달록한 외벽은 도시의 생동감을 고스란히 전한다. 일몰 시간에 탑승하면 바다 위에서 돌산도 너머로 내려가는 붉은 해가 바다에 퍼지며 만들어내는 로맨틱 여수를 맞닥뜨리게 된다.

▲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여수 해상케이블카

여수의 밤은 예쁘고 화려하다. 여수만에 놓인 거북선 대교와 돌산대교의 불이 밝혀지면 여행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화려한 밤이 시작된다. 종포해양공원에 있던 여수의 낭만 포차 거리가 거북선 대교 아래로 자리를 옮기며 규모가 더 커지고 짜임새 있어졌다. 바닷가의 밤바람이 제법 쌀쌀한 탓에 포장마차 장막을 다 열지는 못하지만 들락거리는 손님들 덕분에 코끝을 스치는 기운이 공기 청정기를 돌린 듯 시원하다. 해물 삼합, 서대회, 딱새우, 탕탕이 등 메뉴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각 포장마차마다 내세우는 손맛이 다르기 때문에 인기 있는 곳은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원색의 플라스틱 테이블을 앞에 놓고 보내는 시간은 숫자의 시간이 무의미하다. 노포의 낭만은 이런 게 아닐까.

▲ 여수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여수 펜션 낭만 밤바다

감미로운 음색으로 흐르는 '여수 밤바다'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서 지겨울 만도 하건만 불빛이 비치는 바다 앞에서 듣는 노래는 여전히 좋다. 여수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숙소는 여수 펜션인 낭만 밤바다를 추천한다. 멀리 가지 않아도 펜션 1~2층에 먹거리촌과 편리한 부대시설이 있어 펜션 안에서 여수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전객실 오션뷰로 룸에서 일출 감상이 가능하다. 낭만 밤바다 펜션 주변에는 하멜등대와 하멜 전시관이 자리한다. 네덜란드 사람인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류 후 조선 곳곳에 거처하다가 마지막으로 머문 곳이 여수였다. 새빨간 등대에 하얀 글자가 더해진 하멜등대는 광양항과 여수항을 오가는 배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밤이 되면 빨간색 조명이 들어와 더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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