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식 시인의 "꽃물에 띄운 인생"

 

어둠을 헤집고 짜릿한

기다림 앞에 다가서면

잇고 지나온 기간들

먹구름 속에서

뾰족이 고개를 여민다

평생을 한결 같은 몸가짐으로

가시지 않는 보고픔에

어쩌면 울분을 느끼며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보다

내가 늙고 말았구나

꽃물은 가을 바람에 물들고

인생은 세월속에 늙어가고

그리움은 파랗게 싹트는 것을

그대여 너무 서러워 마오

오는 세월 가는 세월

무관심해도 흐르는 강물은

물길따라 흘러가듯

빛없이 살다 가면 행복이요

몸뚱이 성하면 오복 중에 큰 복이요

한해 흘린 땀 방울

웃음꽃 활짝 피고

그리 빛 검은 얼굴 장수 하네

찬서리 내려 낙엽 지니

푸르던 잎도 붉게 물드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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