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FRAZER HARRISO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AFP / AFPBBNews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 6개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되자 워싱턴포스트(WP)가 이 영화의 가치를 조명하는 칼럼을 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자 WP 칼럼에서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일종의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기생충'이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숨기기보다는 그 문제와 직접 씨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부독재 시절 한국 정부는 이런 종류의 사회 비판을 허용하지 않았고, 한국인들 또한 외부 세력에 맞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사회 비판을 용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는 다르다. 테리 연구원은 현재 한국인들이 자국을 호의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묘사하는 작품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테리 연구원은 '기생충'의 배경인 한국이 가난한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탈바꿈했음에도 집값 상승과 고용 불안, 경제 격차와 출산율 감소 등의 문제를 겪고 있음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 테리 연구원은 봉준호 감독을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나 마틴 스코세이지로 불리는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그가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등 훌륭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지만 미국에서는 영어로 제작된 '설국열차'만이 주목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기생충은 오는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극영화상(외국어영화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등 6개 부문 후보작에 올랐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상 본상 후보작에 등극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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