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마다 특색 있는 풍경, 일출 보기 좋은 스파 펜션

▲ BTS의 앨범 재킷 사진 촬영으로 유명해진 주문진 향호 해변

(강릉=국제뉴스) 정기영 기자 = 푸른 바다, 하얗게 치는 파도, 차가운 바람. 춥다면서도 동해를 찾는 건 일상의 답답함을 파도에 쓸려 내려가는 모래처럼 털어 놓고 싶어서일 것이다. 동해안 바다 여행을 계획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강릉이다. 

강릉은 산도 좋지만 무엇보다 바다가 좋다. 아이돌 그룹 BTS의 앨범 재킷 사진 촬영으로 유명해진 주문진 향호 해변부터 시작해 소돌해변, 영진해변, 연곡해변, 사근진해변, 강문해변, 정동진 해변을 지나 옥계 해변까지 수많은 해변 여행을 할 수 있다. 해변이 다 똑같다고 말하겠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적어도 강릉의 바다는 위치마다 그 특색이 있어 바닷가를 따라 여행하는 맛이 남다르다.

▲ 소돌 바위공원은 소원을 빌면 아들을 낳았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면서 소원바위

주문진 해변에서 1.5km 떨어진 소돌해변 주변에는 소돌 바위공원이 조성돼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바다 전망대, 성황당, 아들 바위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전망대에서 등대까지 해안을 따라 데크를 조성해 짧지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전체가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을 하고 있어 소돌이라 부른다.

오랜 풍화 작용과 침식 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코끼리 바위는 바람이 좀 더 불면 마치 뚝 끊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있다. 1억 5천만 년 전 주라기 시대 지각 변동으로 인해 바다 속에서 솟은 아들바위는 자식을 원하는 사람이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아들을 낳았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면서 소원바위라고도 부른다.

▲ 드라마 '도깨비'가 촬영된 주문진 방사제

강릉 여행자들이 다 모여든 듯 시끌벅적한 주문진 해변을 지나면 조용한 영진해변에 닿는다. 시장통 같은 북적임은 없지만 이곳 해변은 조용하면서 강하다. 드라마 '도깨비'가 촬영된 주문진 방사제는 드라마가 종영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커플들에게는 여전히 핫스팟이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더라도 주말에 이곳 해변을 지나면서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며 기다리는 풍경을 본다면 가던 길도 멈추게 된다. 방사제는 물속의 모래 이동을 막기 위해 만든 인공 구조물로 이곳에서 촬영된 장면이 드라마를 대표하게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드라마 덕분인지 바닷가를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많이 생겼다. 분위기 있게 여유 있는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을 하고 싶다면 영진해변을 권한다.

▲ 강문항의 랜드 마크 솟대다리

하얀색의 녹물이 흐르는 등대와 낮은 방파제가 있는 강문항은 강릉 사람들이 사랑하는 바다로 꼽는다. 강릉 최대의 바닷가인 경포호와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항 사이에 있어 비교적 조용한 해변에 속한다. 강문은 강이 흐르는 입구라는 뜻으로 경포호의 물이 바다로 흐르는 곳에 위치하는 작은 항구이며, 진또배기 마을로도 불린다. 

진또배기는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비는 솟대로 이곳 사람들은 바람, 물, 불의 삼재를 막아준다고 믿는다. 경포 주변의 명승지를 나타내는 경포팔경중 하나로 불리는 '강문어화'는 강문 바닷가에서 밤새 붉을 밝히고 고기잡이 하는 모습을 표현했을 정도로 이곳 바다는 아름답다. 경포호와 바다가 만나는 곳에 설치된 솟대다리는 강문항의 랜드 마크다.

▲ 정동진 일출펜션 오션그레이트

"나 떨고 있니?" 사형 집행 전 주인공 박태수(최민수 분)가 했던 그 한 마디로 많은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흐르게 했던 드라마 '모래시계'는 조용한 정동진 바다를 핫한 장소로 만든 가장 대표적인 드라마다. 청량리를 출발해 밤새 달려 새벽에 도착하는 일출 열차는 매번 좌석을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다.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인 정동진역에는 고현정 소나무가 유명하다. 새벽바람이 추운 게 걱정이라면 펜션을 이용하면 좋다. 정동진 해변의 오션그레이트 펜션은 정동진의 일출을 오션뷰 룸에서 맞이할 수 있는 곳이다. 전 객실 모던 인테리어 스파 객실로 정동진의 아름다운 바다를 맘껏 즐길 수 있으며, 펜션 인근의 조희정 회집에서는 겨울 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대게를 먹을 수 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헌화로일까. 신라 성덕왕 때 지어진 헌화가에서 유래한 도로명인 헌화로는 정동진 해변부터 시작해 옥계해변까지 이어진다. 이 길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바다풍경이 일품인 곳이다. 높이 60m 안팎의 해안 단구로 이루어진 해변은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바다를 산책하듯 드라이브 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람이 심해 파도가 높은 날이면 도로까지 철썩 넘어오는 파도를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지만 강릉 바우길 9구간의 일부로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탐방로인 심곡바다부채길도 지난다. 옥계 해변까지 가는 길에는 몽돌 해변도 있어 동해의 우직한 몽돌 구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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