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절리가 발달한 적벽강 일원, 휴양지 컨셉의 스파 펜션

바닷물이 빠져야만 그 진가를 볼 수 있는 적벽강

(전북=국제뉴스) 정기영 기자 =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해의 마지막과 시작은 설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중국설을 새기 때문인데 음력으로 챙기던 생일이 점차 사라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설이라는 명절을 통해 한 해의 시작을 맞는다. 한 해의 시작과 끝, 어디에서 맞이하는 게 좋을까. 일몰과 일출을 한 번에 맞이할 수 있는 전라북도 부안의 변산반도 국립공원이라면 차분한 해넘이도, 새해맞이도 할 수 있다.

매일 뜨고 지는 해가 특별할 것은 없지만, 어딘가에 초점을 둔다면 특별해진다. 중국의 시인 소동파가 놀던 적벽강과 비슷한 경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부안 적벽강은 일몰 풍경이 제격이다. 붉은 노을이 비치면 유난히 더 붉게 변하지만 평소에도 이곳은 붉은 빛을 띤다. 제주도나 경기도 한탄강 일원의 주상절리가 먼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반면 이곳의 주상절리는 바닷물이 빠지면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사각과 육각의 수직 주상절리는 경계를 따로 두지 않았기 때문에 신비함을 눈으로 직접 만져 보고 확인할 수 있지만 풍화를 많이 받아 쉽게 깨질 수 있는 지질로 변해 있어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다.

사각과 육각의 수직 주상절리가 절경인 적벽강 일원

바닷물이 빠진 바다는 흔히 연상되는 모래사장이 아니다. 적벽강의 층리가 바다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해변은 흡사 기암괴석이 널린 해석층의 바다가 되기 때문에 그 풍경 또한 장관이다. 이곳은 변산마실길 3구간에 해당하며 이름도 예쁜 '적벽강 노을길'로 불린다. 성천에서 출발해 적벽강, 수성당, 채석강을 지나 격포항까지 걷는 바닷길로 그 명칭처럼 일몰이 특히 아름다운 구간이다. 썰물이 아니면 보지 못하는 절경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바닷물이 먼 바다까지 나가는 시간에 가는 게 좋으며 바다물때는 바다타임에서 만조와 간조 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개양 할머니의 전설을 안고 있는 수성당

적벽강 일대는 용두산 절벽 위의 수성당을 비롯해 절벽 밑 대마골, 여울굴 등의 어로 민속과 토속신앙의 전설이 이어지는 곳이다. 수성당은 딸만 여덟을 낳아 일곱 딸을 팔도에 한 명씩 두고 막내딸만 데리고 살면서 서해바다를 다스렸다는 개양 할머니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지금도 매년 음력 1월 14일이면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수성당제를 지낼 정도로 이곳 사람들의 개양 할머니에 대한 믿음이 깊다. 수성당이 있는 죽막동은 선사시대 이래 바다에 제사를 지낸 유물이 발견된 곳으로 오랜 시간동안 전통 신앙이 이어져 내려온 곳이다. 무속인들 사이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굿발이 잘 받는 곳으로 꼽혀 한때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천연기념물 제123호인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지

수성당 일원에는 천연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된 격포리 후박나무군락이 자리한다. 후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의 여러 섬들과 해안에서 자라며 특이하게도 울릉도와 외연도에서도 자란다. 나무 가지의 뻗음새가 웅장하고 잎은 항상 녹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방풍용으로 많이 심었다.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은 마을 뒤편 해안 절벽에서 자라는데 수성당 주차장에서 찾아가는 게 쉽다. 200m 거리에 132그루의 후박나무는 해안 경사지에 자라기 때문에 군락지 위나 옆에서 보는 것만 가능하지만 후박나무가 자랄 수 있는 가장 북쪽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가치만으로도 볼만 하다.

고급스러운 휴양지 감성의 스파 펜션

고사포 해수욕장은 사계절이 다 좋은 곳이지만 차분함을 바란다면 겨울이 좋다. 해송숲 너머 모래해변으로 밀리는 파도 소리는 적당한 음파로 마음에 쌓였던 피로가 씻겨 나가는 듯 시원하다. 변산 펜션인 더블힐링 펜션은 고사포 해수욕장의 앞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곳이다. 오션뷰 객실에서는 새우를 닮았다는 하섬으로 넘어가는 일몰과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컨셉으로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유럽 스타일의 고급스러움으로 감성이 살아 있어 힐링을 위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모든 룸이 스파 객실로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으며, 개별 바비큐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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