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결과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논란이 사실로 드러났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2017년 휴스턴이 홈경기에서 외야에 설치한 카메라로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쳐냈다는 의혹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휴스턴의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간 무보수 자격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또한 벌금 500만달러와 2020년-2021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다. 휴스턴 구단은 즉시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을 해고했다.
휴스턴이 2017년 당시 상대팀 포수의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은 지난해 11월 휴스턴 출신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오클랜드)의 폭로로 제기됐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조사에 나섰고 이날 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실상을 공개했다.
사무국에 따르면 휴스턴은 2017시즌 초반부터 비디오 리플레이 룸을 이용, 주자가 2루에 있는 경우 중앙 담장 방향에 위치한 카메라를 이용해 상대팀의 사인을 훔치려고 시도했다.
비디오 리플레이 룸에서 상대 사인을 읽어내면 직원은 직접 덕아웃으로 달려가 이 내용을 전달했고 이어 2루 주자에게 전해졌다. 2루 주자는 이를 다시 타자에게 알렸다.
시즌 초반에는 당시 벤치 코치였던 알렉스 코라 현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이 덕아웃에 있는 전화기를 이용, 리플레이 룸으로부터 사인을 확인하기도 했다. 리플레이 룸 직원이 상대 사인을 스마트 워치나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전달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사무국에 따르면 2017 시즌 개막 2개월 후에는 덕아웃 부근에 중앙 담장 뒤에서 촬영한 영상을 볼 수 있는 화면도 설치됐다. 이때부터는 덕아웃 근처의 모니터로 사인을 확인해 선수들이 배트로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을 두드려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방식도 사용됐다. 쓰레기통을 치는데 휴대용 마사지 기구가 사용되기도 했다. 쓰레기통을 두들기면 변화구, 그렇지 않으면 패스트볼 등으로 선수단이 인식했다.
사무국은 이같은 사인훔치기 방식은 코라 감독과 선수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돼 2017년 동안 두 가지 방식이 함께 사용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2018시즌에는 쓰레기통 두르리기 방식이 사용됐다는 물증을 찾지 못했고 리플레이 룸을 이용한 사인 훔치기 방식도 시즌 중 특정 시점부터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사인을 훔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무국은 2018년 포스트시즌부터 2019년까지 휴스턴이 사인 훔치기를 시도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